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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편집실에서] 보이지 않는 경계, 보이지 않는 갈등

[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배곧동 분동 계획안이 지난 3일 시흥시 조례규칙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로써 분동에 대한 안건은 이제 시흥시의회로 공이 넘어간 상태다.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시흥시의회 임시회를 통과하면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분동과 관련하여 인터넷상에서 무수한 주장들이 오가며 이에 따른 갈등이 심각하다. 현장의 분위기는 어떨까.

지난 3일 배곧동을 찾았다. 중심상가쪽 아파트 단지에는 시의원과 도의원에게 전하는 분동을 반대하거나 철회를 주장하는 강렬한 메시지의 현수막들이 여기저기 걸려있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주민들의 반응은 차분했다. 상가를 기웃거려 분위기를 물으니 별로 관심 없다는 게 대부분이었고 무슨 일이 있냐고 되묻는 주민에겐 뭐라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기까지 했다.


이런 분위기를 “태산(泰山)이 떠나갈 듯이 요동하게 하더니 뛰어나온 것은 쥐 한 마리 뿐”이었다는 ‘태산명동서일필’에 비유해야 할지, 온라인 공간과 오프라인 공간의 온도차라고 이해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여하튼 온라인상의 분동에 대한 핵심은 중심상가가 남단쪽으로 붙느냐, 북단쪽으로 붙느냐가 주요한 것으로 보였다.

시는 분동을 계획하면서 면적과 인구 등 여러 사안을 종합적으로 검토, 현재 중심상가를 남단쪽으로 정했다고 했다.

단순하게 지도만 놓고 보면 그럴싸한 이유로 쉽게 납득 갔다. 

그런데 이곳 중심상가 주민들이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엔 바로 ‘학교’가 있었다. 생명공원에 지어지는 학교가 북단쪽에 속해 행정구역이 달라지면 코앞에 학교를 놓고도 그곳을 보내지 못할까 하는 염려에서였다.

그래서 해당기관에 물었더니 이 문제는 이미 시 정부나 교육청, 정치권이 일관적인 태도로 근거리 배치가 우선 돼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음이 확인됐다. 


만약, 분동으로 학교가 북단쪽에 속해 가까운 거리의 학생들이 먼 곳으로 다녀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그것에 따른 비난과 질책은 피할 수 없을 것이고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해당 학교가 남단과 북단의 과밀화 해소를 위해 건립되어 진다는 점과 관계기관들에서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으니 이 물음은 기우에 불과할 것이라 게 현재의 판단이다. 

그렇다면, 중심상가가 북단쪽에 속해야 한다는 주장에 드러나지 않은 이유는 또 뭐가 있을까. 처음엔 이런 논쟁에 정치적 배경이 깔려 있을 것으로 의심했다.

그러나 해당 지역구 여·야인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과 국민의힘 시의원들에게 질의한 결과 분동과 경계 설정에 대한 이견이 전혀 없었다. 

다만, 주민들이 주장하는 경계 설정에 대한 주민의견 수렴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결과 주민설명회나 공청회와 같은 공개적 절차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시는 각 아파트 단지 사람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수렴했고 그것을 토대로 안을 만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것이 절차적 하자는 아니지만, 문제를 제기하는 주민들 입장에선 시의 대처가 미흡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

이제 주민들의 불만은 온라인을 넘어 정치권으로 불을 옮기고 있다. 분노와 원망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이것이 잘못된 정보에 기인한 오해라면 시와 정치권은 이를 적극적으로 설명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

또 나와 의견이 다르다 하여 이들을 적으로 몰고 가는 행동은 어떤 상황으로 변할지 모르는 공동체를 위해 삼가해야 할 것이다. 

무슨 일을 함에 있어서 갈등이 없을 수는 없다. 진보된 사회란 갈등이 없는 곳이 아니라 갈등을 어떻게 잘 해소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아무쪼록 이번 논쟁을 통해 주민들은 행정에 더욱 관심을 갖고, 행정과 정치권은 주민들의 소리를 더욱 경청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실질적 피해가 없고, 누구의 실익도 없는, ‘보이지 않는 경계’로 인한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잘 마무리되어 주민들을 향한 행정의 서비스가 향상되길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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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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