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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편집실에서] ‘호조벌 지키기’와 ‘시흥에코증권’


(시흥타임즈=우동완 편집장) 시흥시가 300년전 간척으로 조성된 농지인 호조벌의 자연생태환경을 지키기 위한 ‘에코증권’을 지난 1월 19일부터 본격적으로 발행하고 있다.  

시흥에코증권은 5천원부터 10만원까지 발행되며 시흥시 1% 복지재단을 통한 지정기탁방식과 자연환경국민신탁을 통한 온·오프라인 구매, 두 가지 방식으로 누구나 구입 가능하다. 

수백년을 이어오며 생태적으로 가치가 높은 호조벌은 도시화에 따른 개발압력으로 인해 자연환경이 많은 부분에서 위협받고 있다. 

또 이곳의 주력 생산품인 쌀의 수매율도 최근엔 100%수매가 어려운 실정으로 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생태를 자원화, 공공재화 하고자 에코증권을 발행해 기금을 모으는 것이다. 

모아진 기금으론 예를 들어 이곳 사유지 농지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이 친환경 등으로 농법을 바꾸면 이것에 대한 손실부분을 보전해주고 기업들의 사회공헌참여로 많은 기금이 모아지면 농지를 구입해 지역영농조합에 농사를 짓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생산된 쌀은 다시 지역 저소득층에게 공급하며 자연스럽게 개발을 막고 사회공헌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에코증권을 발행하는 것은 환경을 지키기 위한 방법 중에 하나로 시민들이 합심해서 보전하기 위한 노력으로 증권을 사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하며 “변화의 시점이 5년 이상 걸리는 장시간의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이 말은 사업이 정착하기 위해 풀어야할 숙제도 많다는 뜻이다. 호조벌의 자연을 지키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시가 이곳을 전량 매입하여 보전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에코증권을 발행해 환경을 보전할 구조를 만들어 보자는 것인데 이것은 호조벌의 소유자이며 경작자인 농민들과의 공감대 없인 어려운 일이다.

인근 택지개발과 전철 개통 등으로 투기, 개발압력이 어느 때보다 거센 시점에서 수십년간 그린벨트에 묶여 규제를 받아온 농민들은 ‘지속적 보전’이라는 단어가 그리 반가울리 없기 때문이다. 

미산동에 거주하는 김모(65)씨는 “어쩔 수 없이 농사를 지어도 제대로 사주지도 않고 손해만 보고 있어 무슨 대책이 필요하다” 고 말한다. 

호조벌 생태자원화 사업과 에코증권 발행은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점을 함께 해결하면서 생태환경을 지켜내자는 것에 방점이 있다. 

지난해 시흥시가 모내기, 벼베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농사체험학교를 1년 과정으로 운영해본 결과 이런 환경을 접할 수 없는 타 도시민들에게 유료화 해도 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농민들에겐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해주며 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를 제시한 셈이다. 

시 관계자는 “무엇보다 중요한 농민들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설득, 유도하고 수시로 접촉하고 있다” 면서 “3년 전 처음 사업을 추진했을 때 보다는 농민들의 호응이 훨씬 좋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2월부턴 시민들이 환경에 대해 이야기 하는 ‘에코플래너’를 모집해 시민강사도 키워낸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은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시민들과 수많은 행정부서가 유기적으로 협력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기에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과거, 우리를 궁지에서 구휼하기도 했었고 도시화를 겪으며 무시 받기도 했었던 이 땅 호조벌을 현실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금 잘 지켜낸다면 미래에 무한한 에너지를 아낌없이 줄 것이다. 수도권에서 얼마 남지 않은 시흥의 푸르름이 돈이 되고 경쟁력이 되는 시대를 미리 꿈꿔본다.  

그 시작에 '시흥에코증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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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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