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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편집실에서] 시흥시의회의 '데자뷰'


'과거에 이미 보았다는 느낌' 정신분석용어사전엔 '데자뷰[ DÉJÀ VU ]'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3년 전인 2014년 2월 28일, 시흥시의회에서 일어났던 일을 기억하는 시민들이 많이 계실 줄 압니다. 

이날은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지역특성화사업 협약 체결 동의안, 일명 ‘서울대 동의안’이 기습 통과된 역사적인 날입니다.

당시 시의회 12명 의원 중 6명은 민주당, 1명은 무소속, 5명은 새누리당 소속이었습니다. 

서울대 동의안에 반대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하며 표결을 막았고 의장석을 탈환하려는 민주당 의원들과 몸싸움까지 벌였지만 회의실을 옮겨 표결에 나선 7명의 의원들을 끝내 막진 못했습니다. 

많은 언론이 이 사태를 앞 다투어 보도했고 ‘점입가경’, ‘몸싸움’, ‘날치기’, ‘두동강’, ‘원천무효’ 같은 단어들로 지면을 때렸습니다. 

소수당이었던 새누리당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이 민의를 거스르고 날치기 통과시킨 동의안은 원천 무효”라며 “효력정지 가처분을 검토하겠다.”고 분개했습니다. 

다수당의 횡포라며 민주당 의원들의 행태에 치를 떨었다던 새누리당 의원들. 3년이 지난 2017년 3월, 의회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요.

현재 시흥시의회 구성은 이렇습니다. 자유한국당(구 새누리당) 7명, 국민의당 1명, 더불어민주당 4명.

원구성은 180도 뒤집어 졌습니다. 그때의 다수당이 소수당으로, 소수당은 다수당으로 위치가 바뀌어 버렸습니다.

신기한 것은 그 일이 있은 지 정확히 3년이 되던 그달에 비슷한 일이 또 벌어졌습니다. 이번엔 다수당이 된 자유한국당(구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주도하는 ‘시의장 불신임’ 사태입니다. 

12명 의원 중 8명이 현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장을 탄핵하겠다고 나선겁니다. 하지만 이들이 대외적으로 밝힌 시의장 불신임의 사유가 과연 의장을 탄핵시킬 정도의 사항인가에 대해선 회의적인 여론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오는 9일 임시회를 열어 표결로 밀어 붙이기로 했습니다. 

누가 뭐라고 하든 어차피 다수가 밀어 붙이면 어쩔 수 없는 것을 이미 경험했으니 겁날 것도 없어 보입니다. 

반대로 소수가 돼버린 더불어민주당 시의장은 며칠 전 이렇게 밝혔습니다. “수적 다수라는 지위를 악용해 무조건 힘으로 밀어 붙이려 한다.”, “시민들의 지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법적으로 대응하겠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얘기들입니다.

씁쓸하지만 어떤 대의명분이 전제되고 다수가 결의하면 끝나는 것, 이것이 민주주의다. 논란이 있지만 여기에 별다른 물음을 달고 싶진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사태는 명분 없이 단지 받은 것을 되갚아 주는 한풀이에 불과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명분 없이 벌이는 싸움, 의회는 멈춰버렸습니다. 처리해야 할 현안이 켜켜이 쌓이고 불황으로 어려움에 처한 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지고 있지만 그들은 오늘도 싸우고 있습니다. 

묻고 싶습니다. 왜 정치가 신뢰를 얻지 못하고 혐오의 대상이 되어버렸는가, 의원이 되기 전과 된 이후가 다르다고 사람들은 왜 그렇게 말하는가, 본인은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지만 의원자리를 떠난 이후엔 왜 아무도 존경하지 않는가. 

작금의 현실 앞에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소신을 가진 의원이라면, 상식과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자부하고 있다면, 지금의 정치가 왜 이런 평가를 받고 있는지. 과거를 답습하는 지금의 행동이 더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 맞는지 돌이켜 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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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완 기자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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