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평소보다 한가한 금요일 오후 시간대임에도 시흥도시공사·차량등록사업소 청사의 주차는 녹록지 않았다.
청사 내 50면 규모의 주차장은 연일 만차 상태를 이어가고 있으며, 주변 도로와 인근 아파트 주변까지도 차량들로 빼곡하다.
방문객들은 수차례 청사 주변을 돌다 결국 불법 주차를 감수하고 업무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20년 3월 신축된 이 건물은 연면적 2,773㎡, 지상 4층 규모로 1-2층은 차량등록사업소, 3-4층은 시흥도시공사가 사용 중이다. 두 기관을 합쳐 110여 명(도시공사 79명, 차량등록사업소 32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차량등록 민원인만 해도 하루 240여 명에 달한다.

여기에 기타 방문객까지 더해지며, 현재의 주차 면수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양 기관은 어쩔 수 없이 직원들 중 약 3분의 1에게만 청사 주차장 이용을 허용하고 있다. 또 번호판 교체등 긴급 민원인 전용 주차구역을 지정해 운영 중이다. 그러나 민원이 몰리는 시간엔 실질적으로 남는 공간이 거의 없어 상황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청사를 찾은 한 민원인은 “매번 주차가 가장 큰 스트레스”라며 “주차할 곳을 찾아 몇 바퀴를 돌다 결국엔 단속 걱정까지 안고 길가에 차를 세운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고충도 크다. 이곳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아침마다 인근 아파트와 골목을 돌며 주차 자리를 찾는 것부터가 하루의 시작”이라며 “업무도 늘어가는데 주차로 인한 스트레스까지 감당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불편이 장기화되자 일각에선 두 기관의 분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단기간 내 대책 마련은 쉽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시흥도시공사 유병욱 사장은 “직원과 민원인 모두에게 고통을 감내하라고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어려움 점이 많다. 도시공사의 업무와 인력이 계속해서 늘고 있는 만큼, 단기 이전이나 장기 청사 건립 등의 대책도 고민 된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시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주차면 부족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시민의 기본적인 행정 접근권을 침해하는 문제로 번지고 있다.
시민 생활과 밀접한 대민 서비스를 담당하는 기관들이 주차문제로 민원인의 발목을 잡고 있는 만큼, 시급하고도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