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타임즈] 12일 열린 시흥시의회 제324회 임시회에서 국민의힘 성훈창 시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시흥도시공사가 관광사업처를 설치하는 등 관광에 힘을 쏟는 것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성 의원은 발언에서 "관광이 지역 소득으로 직결되지 않는 현실을 직시해야한다" 며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것보다 시민들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 시장의 책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말 좋은 도시가 되어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찾도록 하려면, 기본부터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성훈창 시의원의 5분 발언전문이다.]
존경하는 58만 시흥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신현, 장곡, 연성동을 지역구로 활동하는 성훈창 의원입니다. 발언에 앞서 5분 발언기회를 주신 오인열 의장님과 동료의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시정에 노고가 많으신 임병택 시장님과 이천이백여 공직자, 언론인 여러분께도 감사 인사드립니다. 시화호, 거북섬, 해양관광 얘기만 나오면 마음이 답답합니다.
그래서 묻습니다.
시흥시 도시공사에 관광사업처가 꼭 필요한 조직인지? 시흥시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고추나 마늘 농사를 짓는 시골도 아니고, 인구가 줄어 동네가 사라질 지경인 곳도 아닙니다.
도시, 그것도 수도권의 도시에서 인구 절벽이나 학생 수 감소를 걱정하는 다른 지역과 달리, 시흥시는 인구가 늘어나고 학교가 부족해 주민들이 아우성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관광 타령만 하고 있으니, 제발 생각을 다시 해봅시다.
먼저 분명히 할 것은, 도시에서 관광은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오히려 일상 생활을 방해하고, 공해·소음·쓰레기만 남기는 골칫거리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이라도 '오버투어리즘'을 검색해 보십시오. 일본이 자국을 찾는 관광객에게 관광세를 부과하겠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관광이 지역 소득으로 직결되지 않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우리 시흥시는 도시 이미지를 높이려 애쓰지 않아도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늘어날 것입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육십만 가까운 시민들의 요구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그리고 주민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불편 없이 살 수 있도록 하는 일입니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서현 교수는 시장이나 군수들이 관광객을 끌어모으려 기념물을 세우고 대형 시설물을 운영할 업자를 유치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말합니다. 여전히 자신의 공적, 눈에 보이는 업적을 남기고 싶어 하는 구시대적 습관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시장님께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을 선출한 사람은 관광객이 아니라, 시흥시민입니다.”
정말 좋은 도시가 되면 관광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것보다 시민들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 시장의 책무입니다. 정말 좋은 도시가 되어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찾도록 하려면, 기본부터 충실해야 합니다.
서현 교수는 옆집의 트로피가 탐이 나면 열심히 운동해야지, 트로피를 만들어 전시할 생각을 해서는곤란하다고 지적합니다.
우리보다 인구가 많은 100만 도시 화성시도 우리 시보다 더 좋은 관광 자원이 많지만 관광사업을 도시공사에서 직접 관리하는 부서를 두지 않고 있습니다.
2020년 도시환경위원회 위원들이 방문했던,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스페인 빌바오를 예를 들겠습니다. 이들은 철도를 걷어내고 공원을 조성하며, 낡은 구조물을 정비한 후 미술관을 도입했습니다. 흉악한 구조물을 철거하고, 우아한 가로등으로 바꾸고, 시민이 걸어다니는 도시의 틀을 갖춘 후 미술관이라는 승부수를 띄운 것입니다. 이처럼 도시의 기본을 충실히 정비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시흥시는 아직 시민 생활의 기본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황입니다. 자동차로 십분이면 가는 곳을 시내버스로 한 시간이 걸리는, 대중교통이 아니라 천민교통인 이곳에서 관광 타령이나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히다는 것입니다.
체육시설도 마찬가지입니다. 체육시설이라고 자꾸 축구장, 족구장, 풋살장만 짓지 말고, 제발 시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자고 호소합니다. 하중동 국민체육센터에 등록만 해 놓고 나오지 않는 사람들 얘기를 아시는지요. 한 달 등록을 안 하면 명단에서 빠지고, 그리고는 다시 못 들어가니 갈 형편이 못 되는 달에도 꼬박꼬박 등록을 해서, 천금 같은 자리를 지키는 것입니다.
시화호, 바다인지 호수인지 애매한 그곳, 결국 둑을 터서 오염 물질을 바다에 흘려보내고는 죽음의 호수를 면한 그 갇힌 바닷물에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시민들이 웃습니다. 서핑 업자를 들이고, 그리고 바다 관상생물 유통 시장을 들여서, 우리 시민들의 삶이 나아지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수도권의 외곽 도시로, 서울이라는 거대한 경제권을 지탱하는 부수 도시로서 저렴한 주거지를 제공하는 변방도시이자 베드타운에서 관광도시를 시정의 우선 목표로 추진한다는 것이 어이없기 짝이 없습니다. 지금은 관광이 아니라, 시민들이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교통과 생활 인프라를 정비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지구온난화, 기후이변 시대에 맞춰, 그늘나무 길을 더 조성하고, 차량을 줄이기 위해 자전거 인프라를 늘리고, 특정 계층 중심의 체육시설만 계속 늘리지 말고 동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청소년, 주부, 노인 등의 요구에 좀 더 민감하면 좋겠습니다.
레저가 아닌 교통수단으로서 보행과 자전거 인프라를 건설하고, 보는 스포츠가 아닌 하는 스포츠의 메카로서 시흥시를 자리매김하기를 바랍니다. 바이오 회사가, 공장이, 연구소가 온다 하더라도, 그 의미를 시민 생활과 연관지어 추진하기를 바랍니다.
시민 일반의 일자리 눈높이와 지역 일자리의 수준을 맞추어 직장과 주거지의 거리를 줄이고, 통근 거리가 줄어든 시민들이 더 많은 여가시간을 가진다든가, 시정의 모든 전략이 시민 생활의 질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기를 호소합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1990년대 일본 이즈모시 시장의 혁신적인 행정 개혁부터 오늘날 ‘15분 도시’ 개념을 추진하는 파리 시장 안 이달고까지, 성공적인 도시 경영의 핵심은 시민 중심의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정책입니다. 그런데 시흥시는 아직도 시대에 뒤떨어진 방식으로 행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언제까지 이런 낡은 방식의 행정을 참고 견뎌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불편한 말씀을 드려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시민들의 목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시흥시가 관광이 아닌, 시민 생활 중심의 정책을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이상으로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