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시흥타임즈는 안광일 건축사사무소 오막 소장과 함께 시흥의 역사와 도시 형성 과정,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살펴보는 기획 연재 ‘시흥, 도시읽기’를 시작한다. 연재는 총 3부, 10편으로 구성된다. 1부. 도시의 역사를 읽다. ① 수도권의 변경, 시흥- 시흥의 행정구역 변천사, 수도권의 확장 속에 시흥의 위치② 소사면과 소래면 - 경인공업지역 편입이 가른 소사면과 소래면의 운명③ 지적도에 남겨진 뱀내장터(우시장)의 흔적- 지도에서 옛 흔적 찾기 ① 수도권의 변경, 시흥 [글: 안광일 건축사사무소 오막 소장·우리동네연구소 운영위원] 시흥이 아닌 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시흥시'는 흔히 수도권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신도시 정도로 인식되지 않을까. 하지만 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시흥은 굉장히 흥미로운 도시다. 보통 시가지의 중심에는 도심이 자리잡기 마련이지만, 시흥은 한가운데 호조벌이라는 벌판이 있고 그 벌판을 중심으로 주거지가 빙 둘러 펼쳐져 있다. 서쪽으로는 갯골을 거쳐 서해와 맞닿고, 남쪽에는 시화산업단지가 있으며, 북쪽으로는 부천·인천, 동쪽으로는 안양·광명 등 주요 도시들과 접해 있다. 수도권에서는 흔치 않게 바다와 농업, 산업단지가 한 도시 안에
[글: 김경민] "커피는 지적인 음료이고, 카페는 사유의 공간이다" 어느 방송에서 카페를 두고 흥미로운 해석을 한 적이 있다. “카페는 현대판 툇마루”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가벼운 비유처럼 들리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말은 현대사회에서 카페가 가진 본질을 꽤 정확하게 짚고 있다. 과거의 툇마루는 집 안과 밖의 경계에 놓인 공간이었다. 완전히 사적인 방도 아니고, 완전히 공적인 거리도 아니었다. 사람들은 툇마루에 앉아 바람을 쐬고, 지나가는 이웃과 인사를 나누고, 동네 소식을 들었다. 농사 이야기, 집안 이야기, 날씨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가 그곳에서 오갔다. 툇마루는 거대한 담론의 장소는 아니었지만, 사람과 사람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생활의 자리였다. 인간은 말하는 존재다. 말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다. 사람은 말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자신이 이 세계 안에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말하지 못하면 생각은 안에 갇히고, 표현하지 못한 감정은 굳어진다. 그러나 아파트 시대가 되면서 툇마루의 문화는 점점 사라졌다. 집은 더 안전하고 편리해졌지만, 동시에 더 닫힌 공간이 되었다. 문을 닫으면 이웃의 얼굴을 보기 어
[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2026년 7월 9일, 안현교차로가 또 잠겼다. 침수로 고립된 차량에서 사람이 구조됐고, 도로는 통제됐다. 집중호우 때문이라는 설명은 틀리지 않다. 그러나 같은 장소가 거의 해마다 반복해서 침수된다면 이제는 비의 양만 탓할 일이 아니다. 안현교차로는 2018년과 2019년에도 침수됐고, 2022년에는 차량이 물에 잠기고 도로가 통제됐다. 이후 구거와 암거를 정비하고 펌프도 보강했다. 그런데도 다시 물에 잠겼다. 이쯤 되면 교차로 주변의 개별 시설만 볼 것이 아니라, 이 일대의 물길 자체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봐야 한다. 은계지구 개발 전 이 일대에는 임야와 농경지가 많았다. 빗물은 땅속으로 스며들거나 논밭에 머물렀다가 천천히 흘렀다. 하지만 아파트와 도로, 상가와 주차장이 들어서면서 토지는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덮였다. 불투수면이 늘어난 만큼 땅으로 스며드는 물은 줄고, 도로와 우수관을 통해 흘러가는 물은 늘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짧은 시간에 특정 지점으로 집중되는 최대 유출량, 즉 첨두유량도 커졌을 수 있다. 물론 은계지구 개발이 안현교차로 침수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개발 이후 침수가 반복
[글: 김경민] 커피업계에는 이런 말이 있다. “바리스타는 로스터가 되고 싶고, 로스터는 커피 농장주가 되고 싶어 한다.” 처음에는 직업적 성장에 관한 말처럼 들린다. 바리스타가 로스팅을 배우고, 로스터가 더 큰 사업을 위해 농장을 꿈꾼다는 뜻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말 안에는 단순한 직업 이동을 넘어선 욕망이 있다. 눈앞의 결과에 머무르지 않고, 그 결과가 시작된 곳으로 돌아가려는 마음이다. 바리스타는 완성된 원두를 한 잔의 커피로 표현한다. 물의 온도와 분쇄도, 추출 시간과 비율을 조절하며 커피가 손님에게 도달하기 전 마지막 순간을 책임진다. 그러나 커피를 오래 다루다 보면 자연스럽게 묻게 된다. “이 원두는 왜 이런 맛을 내는가.”“어떻게 볶였기에 이런 향과 단맛이 나타나는가.” 그 질문이 바리스타를 로스팅의 세계로 이끈다. 로스터는 생두에 열을 가해 그 안에 숨어 있는 향과 맛을 드러내는 사람이다. 같은 생두라도 어떻게 볶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커피가 된다. 어떤 로스터는 꽃과 과일의 향을 살리고, 어떤 로스터는 단맛과 묵직한 질감을 강조한다. 그래서 로스팅은 단순한 열처리가 아니다. 생두를 읽고, 그 가능성을 발견해 하나의 향미로 표현하는 해석의 과
[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8일 오후 시흥시청 늠내홀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시흥시 당선자들에게 당선증이 교부됐다. 시장 1명, 도의원 5명, 시의원 16명. 모두 22명의 선출직 공직자가 시민의 선택을 받았다. 환한 표정과 박수 속에 당선증이 전달됐지만, 그 의미는 가볍지 않다. 당선증은 축하장이 아니라 시민이 잠시 권한을 맡겼다는 증서이고, 앞으로 4년 동안 시민의 이름으로 일하라는 위임장이다. 오는 7월 1일부터 이들은 본격적인 임기를 시작한다. 시장은 시정을 이끌고, 도의원은 경기도 정책과 예산 속에서 시흥의 몫을 찾아야 한다. 시의원은 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심의하며 행정을 견제해야 한다. 이들의 결정 하나하나는 시민의 삶과 바로 맞닿는다. 권한이 큰 만큼 책임도 크다. 특히 지방의원에게는 월정수당과 의정활동비, 여비 등이 지급된다. 모두 시민 세금으로 마련되는 비용이다. 의정비는 의원 개인의 편의를 위해 주어지는 돈이 아니라 시민을 대신해 공부하고, 현장을 다니고, 행정을 감시하고, 정책을 만들라는 공적 비용이다. 그만큼 의정활동은 성실해야 하고, 투명해야 하며, 시민 가까이에 있어야 한다. 이번 선거를 통해 시흥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 11
[시흥타임즈] 지방선거가 시작됐지만 시흥의 거리는 의외로 차분하다. 유세차의 선거송도, 운동원들의 외침도 예년만큼 크게 들리지 않는다. 시흥시장 선거를 포함해 일부 주요 선거가 이미 무투표 당선으로 사실상 결론 난 탓일까. 시민이 선택해야 할 무대 일부가 투표일도 오기 전에 막을 내렸다. 흔히 선거는 지역의 파티라고들 한다. 나와 내 가족, 내 동네의 미래를 두고 각 정당과 후보가 정책과 비전을 겨루는 시간이다. 시민은 그 속에서 팍팍한 현실 너머의 가능성을 본다. 그러나 그 파티가 ‘무투표 당선’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졌다.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단독 출마와 정수 미달 등의 이유로 전국 곳곳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속출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국 후보자 513명이 무투표로 당선됐고, 경기도에서는 85명, 시흥시에서는 임병택 시흥시장 후보와 안광률·김영훈 도의원 후보 등 3명이 무투표 당선을 사실상 확정했다. 특히 경기도에서 지방선거가 실시된 이후 기초자치단체장이 무투표로 당선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우리 지방선거,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 헌법 제24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고 규정한다. 참
[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따스한 봄볕이 내리쬐던 4월, 시흥 은계지구에 위치한 윤원진 작가의 작업실 문을 열었다. 벽면을 가득 채운 화려한 꽃 그림들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중에서도 웃는 돼지 위에 형형색색 꽃이 어우러진 대표작 ‘행복한 순간’은 공간 전체에 밝은 기운을 퍼뜨리고 있었다. 돼지는 행운을, 꽃은 아름다움과 염원을 상징하며 그의 그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미소를 짓게 만든다. 윤 작가의 작업은 전통 한국화 기법을 근간으로 한다. 수묵을 중심으로 옅은 채색을 더하는 수묵담채화와 색을 여러 차례 덧입혀 깊이 있는 색감을 표현하는 수묵진채화를 기본으로 삼고, 여기에 석채(石彩)와 분채(粉彩) 등 전통 안료를 겹겹이 쌓아 올려 화면에 입체감과 화려함을 더한다. 이러한 색감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시간과 노동이 축적된 결과물이다. 그는 소래산과 물왕저수지, 갯골 등 시흥 일대를 직접 찾아 꽃을 관찰하고 현장에서 스케치를 시작한 뒤 작업실로 돌아와 수차례 채색과 세밀한 보완을 반복하며 하나의 화면을 완성해낸다. 충남 서천 태생의 조용하고 내성적인 소년이었던 윤 작가는 처음부터 화가의 길을 꿈꾸진 않았다. “중학교 2학년 때 운동장에
[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시흥은 오랫동안 ‘지도 위’에서만 성장했다. 택지가 조성되고 건물이 올라가며 도시의 외형은 화려해졌지만, 그 안을 채운 서민들의 신음은 되레 깊어졌다. ▶(관련기사: [르포] 시흥시 10가구 중 4가구는 ‘주거취약’ 상태… 식비·냉난방까지 줄이는 일상) 정치인들이 청사진을 그리며 ‘수천 억’ 단위 숫자를 논할 때, 누군가는 ‘천 원’ 단위 식비를 깎아 월세를 메워야 했다. 시흥시 주거실태조사가 내놓은 37.6%라는 숫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시흥 가구 10곳 중 4곳이 생존을 담보로 집세를 감당하고 있다는 절규다. 냉난방을 포기하고, 추위와 더위를 피해 아이들을 도서관으로 등 떠미는 일상이 반복되는 동안, 정치는 과연 어디를 보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이제 불편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왜 곰팡이 핀 벽지와 눅눅한 반지하의 공포는 단 한 번도 선거의 중심 의제가 되지 못했는가. 왜 정치는 시민의 ‘방 안’이 아닌 도시의 ‘바깥 풍경’에만 집착해왔는가. 개발이 곧 행복이라는 오만한 믿음이 시민의 일상을 갉아먹는 동안, 정치는 조감도 위에 선을 긋는 데만 몰두했다. 시 정부 역시 약한 고리에 놓인 서민 예산부터
[시흥타임즈] 지난 19일 시흥ABC행복학습타운 지혜관에서 시흥타임즈 창간 10주년 기념식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기념식은 서성민 변호사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미술작품 전시와 동요, 클래식, 가곡 등이 어우러진 문화행사로 꾸며져 참석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특히 식전 행사에서는 커피비평가협회 박영순 교수가 세계커피대회 우승 커피를 직접 드립해 시음을 진행하며 행사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이끌었다. 또한 시흥타임즈가 지난 10년간 보도해온 르포와 기사들을 바탕으로 시흥시의 변화 과정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지역 언론의 역할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행사에는 임병택 시흥시장과 오인열 시흥시의회 의장,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을 비롯해 정필재·김윤식 국민의힘 시흥갑·을 당협위원장, 문정복 국회의원실 최동식 보좌관, 이동현 더불어민주당 시흥시장 예비후보, 장대석 경기도의원, 김선옥·김수연·김진영·박소영·성훈창·안돈의·윤석경·이상훈·이건섭 시흥시의원, 유병욱 시흥도시공사 사장, 문광만 시흥시시각장애인협회장, 이만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시흥시협의회장 및 자문위원, 안재광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시흥시지회장 및 회직자, 임우진 NH 농협시흥시지부
[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존경하는 독자 여러분, 시흥타임즈는 10년 전, 아무것도 갖추지 못한 상태로 출발했습니다. 자본도, 조직도, 확실한 보장도 없었습니다. 다만 “조금 다른 언론이 되어보자”는 무모해 보일 수도 있는 다짐 하나뿐이었습니다. 그 이후의 시간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신생 언론이라는 이유로 외면받았고, 보이지 않는 기준과 벽 앞에서 수없이 부딪혔습니다. 침묵이 더 편한 순간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중립을 핑계로 침묵하지 않았고, 편하지 않았기에 멈추지 않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잘해왔다고 말하기엔 부족했고, 자랑을 꺼내기엔 생활의 무게가 먼저 떠오릅니다. 매달을 넘기기 위한 선택들, 오늘을 버티기 위한 판단들이 지난 10년의 대부분이었습니다. 도시는 빠르게 성장했고 시흥은 어느새 대도시의 문턱에 섰습니다. 그러나 골목의 어둠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갈등은 더 깊어졌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깨달았습니다. 중앙이 바뀌어도 지역이 바뀌지 않으면 의미가 없고, 정책이 쏟아져도 사람의 삶이 나아지지 않으면 언론의 역할은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래서 시흥타임즈는 어두운 곳을 비추는 등대가 되고자 했고, 혼란 속에서 방향을 묻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