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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장애인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세상 만들어야

오희종 자립생활센터 안단테 소장

'안단테(Andante)'.

 

음악에서 악곡의 빠르기 '느리게'를 나타내는 용어이다.

 

이 용어의 말처럼 비장애인에 비해 다소 부자연스럽고 느리게 보일 수 있는 장애인들의 일상들이 결코 어눌하고 뒤쳐지는 것이 아닌 '느림' 그 자체로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느림의 미학'을 표현하고 있는 단체가 있어 찾아가보았다.

 

시흥시 정왕동에 위치한 '자립생활센터 안단테'(소장 오희종)은 장애인들의 상담 및 권익옹호 활동, 자립생활정책 및 자원개발 활동, 장애인인식개선 캠페인 활동, 자립생활 정보제공 활동 등을 펼치고 있는 단체다.

 

지난 2012년 초에 설립해 1년 남짓 지난 단체이지만 시흥시의 장애인의 권리를 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장애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유독 경기도나 시흥시는 장애인들에 대한 지원이 미약한 상황이다. 장애인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이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오희종 소장(30) 역시 지체1급 중증장애인이다. 하지만 그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대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도지사로 당선될 때 공약사항으로 장애인단체 설립시 적극 지원해 장애인들의 권익보호를 돕겠다고 했었지만 현재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제 와서는 설립 후 1년이 지난 후 판단해 지원하겠다는 말로 바뀐 상황이다."

 

오 소장은 경기도와 시흥시의 장애인 정책에 아쉬움을 많이 느낀다고 말한다. 또한, 타 시도의 경우 장애인들의 인권 등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조례 등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 시흥시는 그런 조례조차 없다고 설명했다.

 

"지자체에서는 장애인 복지관 몇 개 세워놓으면 그것이 장애인에 대한 지원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장애인 입장에서 바라본 다양한 문제들을 듣고 그에 대한 방법을 만들어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 아닐까한다"

 

그는 전국에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거나 보조 활동을 하는 단체 중 운영상 어려움을 겪는 단체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자립생활센터 안단테 역시 다르지는 않다고...

 

오 소장은 장애인들 중 고학력자가 적은 부분도 사회적인 문제가 내포돼 있다고 설명한다. 그들이 원활히 학습을 받을 수 있는 정책, 시설, 방법, 사회적 분위기 등이 아직도 미약한 상황이 국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휠체어를 이용해야 활동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외부 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장애인단체 연합회와 협의회 회의, 가정방문상담, 지자체 관계자 협의, 장애인 인권 홍보활동 등 자신이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고 있다.

 

지난해 1219일에는 '장애인복지법'개정을 위한 천막농성에 참여해 이틀 동안 장애인들의 절실한 목소리를 알리기도 했다.

 

오 소장은 "장애인들을 돕는 정도가 아닌 그들이 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급선무이다. 결국 그런 부분이 장애인들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는 기초적인 구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도움이 아닌 스스로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지난해 11월 장애인복지법 개정 촉구 1인 시위를 하기 위해 국회를 찾은 일이 있었다. 특히, 이 곳에는 '이룸센터'라는 곳이 있다. 많은 장애인단체들이 한 건물에 모여 있기 때문에 그 근방에는 장애인 편의시설이 매우 잘되어 있었다. 지하철부터 주변 상가까지 경사로는 물론이거니와 시각장애인분들을 위한 횡단보도 안내스위치, 점자 알림판까지그런 모습을 보면서 시흥도 이런 편의시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 소장은 장애인들의 권익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이와 함께 장애인들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체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장애인들 중 일부는 '묻어간다'는 경향이 있다.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보다 자신이 장애인이니까 당연히 받는다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데 그것은 분명 잘못된 생각이다. 그들 스스로가 결정권을 가지고 개척해나가야 한다는 의지를 가져야 우리 역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그러면서 그는 목소리를 낼 때도 반드시 '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외치기만 하는 것은 무의미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일부 장애인 단체들이 막무가내식 접근법은 결국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오 소장은 자신은 그래도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부모님의 도움으로 대학까지 졸업할 수 있었다는 것.

 

인터뷰 도중 기자에게 자신의 꿈이 '편집기자'였다는 말을 전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편집 프로그램을 습득한 후 취업의 문을 두드렸지만 면접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해 결국 그 꿈을 접었다.

 

현재 자립생활센터 안단테는 2013년 한해를 도약의 시기로 잡고 있다.

 

지난 한 해를 사람들에게 단체를 알리는 정도로 생각했다면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사업을 토대로 존재를 부각시키는 작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몸이 고되더라도 더 움직일 것이다. 이런 것들이 결국 바로 우리를 위한 일이니까"

 

빠르진 않지만 조금씩 나아가는 안단테의 활동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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