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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마을 전체가 행복한 아이들로 넘쳐나도록…

시흥시 푸른지역아동센터 정경 소장

지역사회 내 아동의 보호, 교육, 건전한 놀이와 오락의 제공, 보호자와 지역사회 연계 등 아동의 건전 육성을 위해 종합적인 아동보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아동센터'.

 

이 시설은 지역에서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청소년에게 지역사회 안에서 사회복지통합서비스를 제공해 건강하고 안전한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시설이다.

 

아동·청소년이 가정의 빈곤이나 기타 이유로 적절한 보호를 받기 어려운 환경에 놓였을 때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생존권, 복지권, 문화권, 발달권, 학습권이 보장되도록 돕는 시설이다.

 

아동·청소년을 위한 열린 문화공간으로써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건강한 성장을 도우며, 교육을 통해 건강한 인격형성 뿐만 아니라 간식과 식사를 제공해 영양을 공급함으로써 건전한 아동 및 청소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시설이기도 하다.

 

시흥시 정왕본동 1165-6번지에 위치한 푸른지역아동센터(소장 정경·46) 역시 이러한 취지에 맞춰 운영되는 시설이다.

 

이 시설에는 18세 미만의 모든 아동·청소년이 가정에서 부모에 의한 보호와 양육이 적절히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실직, 빈곤의 양극화 등으로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교육지원이 필요한 아동과 가족의 해체와 기능 상실로 도움이 필요한 아동들이 이용할 수 있다.

 

이 곳을 이용하는 아동 중 기초생활수급자가 30%, 장애아동이 10%, 다문화, 외국인가정이 10%이며 차상위계층의 편부, 편모, 다문화, 외국인가정, 조손가정이 50%이다. 이 중 70%이상은 저녁 10시까지 보호자가 없는 상태이다.

 

지역특성상 공단 밀집 지역으로 원룸단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70%이상의 사람들은 정착이 어려워 전국에서 전출입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시흥시 통계자료 참조)

 

또한 본동 이주민단지 특성상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가정, 수급, 한부모, 조손가정의 밀집지역과 정착인구가 적다보니 전국에서 치안문제가 매우 시급한 우범 지역으로 관리되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이와 같은 시설은 4300여 곳이 된다. 표면적인 숫자는 많아 보이지만 실제 이 시설을 이용하고자 하는 인원이 더 많은 상황이라 항상 시설의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특히, 한 부모 가정이나 맞벌이 부부 가정의 경우에는 이 시설에 의지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다.

 

아이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공간일뿐만 아니라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정경 소장은 이와 관련 "요즘 무상보육이라는 말이 흔하게 사용되고 있는 데 실질적으로 완전한 무상보육은 사실상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면서 "어린이집 등이 매월 10~17만 원 정도의 필요경비 등을 받는 데 사실 이런 비용 조차도 부담스러워 하는 가정이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런 아이들은 푸른지역아동센터와 같은 시설에서 수용하게 된다. 하지만, 푸른지역아동센터에서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초등학생이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중·고등학생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방학 중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시흥 푸른지역아동센터가 처음 정왕동에서 터전을 잡고 아이들을 맞이한 것은 IMF로 국내 경제가 침체기로 돌아선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예복사랑의 집'이라는 이름으로 어린 아이들의 공부방으로 시작된 후 지난 20083월 푸른지역아동센터로 인가 받아 운영되고 있다.

 

현재 이 곳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총 49.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의 상당수 시설이 정원을 49명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수용인원을 49명으로 정해놓고 있는 데는 사정이 있다. 정원이 50명이 되는 시점부터 영양사를 채용해야 한다는 현행 기준 때문이다.

 

"정부로부터 운영비로 지원되는 금액은 매월 530만 원 정도이다. 이 금액 중 8~90만 원 정도는 아이들 활동 프로그램 비용으로 쓰이고, 건물 임대료, 전기세 등 각종 공과금과 복지사 3명의 인건비 등이 나가고 나면 센터를 운영하기에도 버거운 금액이다."

 

정 소장은 이러한 상황이 단순히 센터 운영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학습 프로그램의 질적 저하도 가져왔다고 말한다.

 

이러다보니 정 소장은 처음에 '공부방'을 맡아 운영할 때는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땅을 팔아 운영비를 충당하기도 했다.

 

"좋은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에게 접근하고 싶지만 모든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비용에 대한 부분이 늘 따라다녔다. 더구나 시설의 특성상 일반인들의 후원을 받기도 어려운 것이 힘든 부분이다."

 

김윤식 시흥시장이 2011'1기관 1CEO 운동'을 펼치고 시의원과 여러 행정기관 관계자들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현실적으로 만족할만한 지원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후원을 하더라도 복지관 등 시설 주체나 규모 등을 따져 하는 경향이 있어 사설 단체에서 후원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그렇지만 관과 민이 지속적인 협력을 기울인 노력의 결과는 얼마지나지 않아 나타났다.

 

2013년 심화평가에서 경기도 1위를 기록한 것. 일시적인 지원금이기는 하지만 이를 통해 경기도로부터 어느 정도의 지원금을 받아냈다.

 

"지역아동센터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들의 경우는 그래도 자부심이 높다. 왜냐하면 처우개선비가 209000원이 매월 지자체 예산으로 지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타 시도의 같은 사회복지사와 비교해 제일 높은 수준이다. 금액 자체만으로 놓고 볼 때 많은 액수가 아닐지 모르지만 이 액수는 우리 사회복지사들의 자부심과도 직결된다. 다른 사회복지사보다 우리는 그래도 지역에서 인정받으며 일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2008년 지역아동센터로 인가를 낼 당시만 하더라도 '공부방'이 정부의 컨트롤이 필요한 기관으로 들어가는 것을 원치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개인이 국가 정책을 거부하면서까지 단체를 이끌기는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 인가를 받았다.

 

어쩌면 이 결정은 푸른지역아동센터에 있어서만큼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경기도공동모금회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야간에도 내실을 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게 됐고, 삼성고른장학재단에서도 지원을 받아 국영수 교육과정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정 소장은 이제 지역아동센터 사업을 마을사업으로 확대해 볼 계획이다. 이와 연관된 과정으로 개인으로 되어있는 기관을 법인화하는 작업을 마쳤다.

 

아무래도 지역사회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선 개인기관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 따른 것이다.

 

그는 앞으로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통해 공동프로그램을 계획해 진행할 방침이다.

 

"1명의 아동이 성장하는 데는 1개의 마을이 필요하다. 특히, 센터가 위치한 정왕본동의 경우 지역적 환경이 그다지 좋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 놀 수 있는 공간 창출은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올해는 시흥시교육지원청과 시흥시축구연합회 등과 함께 '우리동네 거미줄 & 즐거운 토요일' 프로그램을 확대해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시행한 이 사업은 시흥시지역아동 센터협의회 소속 지역아동센터 10개소가 참여했고, '축구'라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아이들의 건강한 정신적 성장을 도왔다.

 

특히, 참여한 아이들은 이 프로그램에서 자존감과 협동심, 그리고 생활의 활력을 찾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정 소장은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이다. 아이들이 공부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밝고 건강하게 자라는 것을 원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학교에서 지친 아이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다. 진짜 교육은 이들과 어울려 가족·친구와 같이 어울리면서 사회를 배우는 곳이다. 모이는 아이들이 가정·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이 많지만 이들이 올바른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

 

정 소장은 현재까지 미혼이다. 그렇지만 자신이 아직까지 결혼하지 않을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단다. 자신의 삶의 에너지는 '아이들'이고 곧 '인생'이라고 표현한다.

 

, 현재 센터를 운영하는 것에 대해 항상 즐거움을 찾고 있고, 이런 모습은 평생을 살아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정 소장은 현재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에 대해 "경기도 장애통합교육 선정기관으로 장애아동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 부족으로 인하여 정왕동 전 지역에서 6명의 장애아동이 센터를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애아동들에게 차량을 통한 안전한 귀가서비스 제공과 통합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16년째 정왕본동 상인연합회, 3사랑밥터, 주민자치센터, 다문화가정지원센터, 학교, 시흥시교육지원청 교육복지팀, 드림스타트센터, 시흥시 무한돌봄, 청소년지원센터 쉼터 등 과 연계하여 지역의 긴급아동 발굴 및 지역사회 연계서비스, 사례관리, 부모교육 등 지역네트워크 활동과 치과진료서비스, 축구동아리 등을 진행함으로서 차량지원이 필요한 상태이다. 또한 시흥시 정왕권의 거점형지역아동센터로써 긴급 사례관리 서비스 지원 및 교사 사례관리교육, 슈퍼비전을 진행하고 있으나 거리상의 문제와 차량부족으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지역아동센터와 같은 사회복지사들의 처우개선에 대해서 아쉬움을 피력했다.

 

"시흥시의 사회복지사는 다른 지자체에 비해 조금은 낫다고 하지만 기본적인 부분을 파고들면 사회복지사의 처우는 매우 미약한 수준이다. 아이들은 이 곳에서 점점 씩씩하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지만 정작 사회복지사는 지쳐가고 있는 형국이다. 사회복지사들이 지쳐가면 결국 좋은 프로그램이 나올 수 없다. 이들이 좀 더 활기차게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정책적으로 뒷받침 해줬으면 한다."

 

그는 시흥시 푸른지역아동센터는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는 편안하고 늘 친구같은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한다.

 

"가끔 이 시설을 이용했던 아동들이 성년이 되어 다시 찾아온다. 더구나 너무도 바르게 성장한 그들의 모습을 보면 흐뭇한 생각이 든다."

 

자신은 '아이들에게 중독돼 있다'는 말로 이 센터에서의 활동이 천직이라고 생각하는 정경 소장. 그의 활동 하나 하나가 청소년들의 올바른 길잡이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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