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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꿈+희망 더하기…위기청소년들의 쉼이 있는 공간

김정아 시흥시단기여자청소년쉼터 소장

"시흥시단기여자청소년쉼터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이 도덕적으로 어긋난 행동을 하는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보통 기성세대들은 그 행동에 대해 결과만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그들이 하는 행동 하나 하나에는 분명 이유는 있다. 단순히 결과를 놓고 내용에 대해 접근하는 것보다 그 행위에 대한 궁금함을 갖고 접근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행위를 한 청소년들 역시 상대방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결과만을 놓고 이야기하는 것인지 정말 궁금해 하는 것인지는 본능적으로 느낀다. 내가 정말 궁금해 한다는 것이 그들에게 전달될 때 교감이 생기고 대화도 시작하게 된다.“

 

가출, 탈선, 가정폭력 등 위기청소년들이 안전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는 시흥시단기여자청소년쉼터 김정아 소장(36)은 청소년과의 공감대 형성이 쉼터를 찾는 이들이 심적 안정을 가져다주는 첫 번째 숙제라고 이야기한다.

 

시흥시단기여자청소년쉼터는 위기·가출 여자청소년 중 9~24세 연령대의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으며 가정 및 학교문제로 가출한 청소년, 청소년상담지원센터, 경찰서, 학교 등 유관기관으로부터 의뢰된 여자 청소년들이 이용하고 있다.

 

이곳은 연중 24시간 상시 운영되고 있고 1~3개월 기간 동안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있다.

 

시흥시단기여자청소년쉼터는 지난 2012110일 법인이 바뀌고 좋은이웃참사랑공동체(비영리단체)에서 시흥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김정아 소장은 지난해 운영 시점부터 현재까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김 소장에게 있어 청소년 쉼터에서의 활동은 이곳이 처음은 아니다. 안산시 들꽃청소년세상과 성남시 청소년쉼터 등에서 10년 넘게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시흥시의 청소년쉼터와 관련된 시설은 아직은 미약한 실정이다. 일단 우리처럼 단기 시설 뿐 아니라 일시, 단기, 중장기 시설이 남녀별로 갖춰져 있어야 하지만 시흥시의 경우는 우리 한 곳 밖에 존재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여건이 될 경우 시흥시는 시설 확충도 역시 필요한 부분이다."

 

김 소장은 시흥시 정왕동의 경우 위기청소년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전한다. 원룸촌과 시화산단 등이 존재해 사회적 환경이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니라고 말한다. 또한, 타 지역에서 유입되는 위기청소년들도 있다고 한다.

 

"쉼터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은 기본적으로 가정 안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다 온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에게 있어 가출은 단순히 집을 나오는 것이 아닌 바로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보는 것이 맞다. 가정에서의 폭력, 학교생활 부적응 등 다양한 문제에 노출되다 탈출을 하는 것이다. 특히, 2~3년 정도 밖에서 지내다 온 친구들 중에는 성폭력, 성매매 등에 노출돼 있다 온 친구들도 있다."

 

김 소장은 쉼터에 오는 청소년들을 상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살아 온 환경, 성격, 그리고 그들마다 겪었던 일들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처음 그들을 맞이하고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마음을 열고 같은 공간에서 어울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김 소장은 이들에게 '내가 너를 좋아하고 싶다'라는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처음 대면했을 때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청소년들에게 쉼터는 낯선 공간이다. 이들에게도 적응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들어오는 아이들 중에는 조용한 아이, 쾌활한 모습의 아이, 심지어 교사에게 입에 담기 힘든 욕을 하는 아이들도 있다. 환경이 바뀌면서 이들에게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데 보편적으로 2주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자기 모습을 드러낸다. 또한, 쉼터만의 규칙을 지키기 위해 자기 습관에 변화가 있기까지에도 한 달 정도의 시간은 필요하다."

 

그렇다고 쉼터를 이용하는 청소년이 바른 모습으로 바뀌는 것까지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쉼터는 말 그대로 가정과 학교, 사회 등에서 견디기 힘든 상황을 피하기 위한 공간으로 바라보는 것이 더 가깝다.

 

"이 시설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에게 있어 가정생활과 학교는 마치 전쟁터와 같을 수 있다. 그들이 이곳에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시설의 특징이다."

 

이곳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을 보면 대부분이 일반적인 가정환경을 이루지 못한 이들이 많다. 거의 모든 청소년이 한 부모 가정에서 있다 온 사람들이다. 이렇다보니 이와 관련된 피해의식을 가진 친구들도 많다고 김 소장은 전한다.

 

쉼터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에게는 그들이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먼저 개인·집단상담, 심리검사(성격유형검사, 진로검사, 웩스러 검사 등), 치료프로그램(미술치료, 춤세라피 등), 부모상담·교육 등이 기본적으로 진행된다. 이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동작치료가 진행되고 공예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특히, 공예프로그램과 같은 내용은 완성된 작품을 만드는 것이기에 참여 청소년들의 호응이 높다고 한다.

 

이 외에도 댄스, 보컬, 피아노레슨, 공연, 전시회 관람, 체험학습 등과 검정고시지원, 성교육, 인권교육 등의 교육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여성가족부 지원사업으로 예산을 받아 '가출청소년인권을 말하다' UCC를 제작했다. 이곳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부터 제작까지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내용에는 이들이 가출을 하게 된 상황이나 가출 후 벌어진 에피소드 등을 가감없이 담아냈다.

청소년들은 이 작품을 만들면서 상호간을 더 이해하고 스스로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김 소장은 "사실 가출 자체가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어쩌면 가출이 인생에 있어서는 어느 것과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 될 수도 있다. UCC를 제작하고 그 속에 담긴 내용들은 어쩌면 그 속에 출연한 이들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닌 사회인들에게 왜곡된 시선만으로 이들을 바라보지 말고 이들의 생각과 고통을 같이 느껴줬으면 하는 바람에 제작하게 됐다. 사실 가정의 문제가 곧 사회의 문제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쉼터를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애초부터 강제성이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쉼터에 들어올 때도 나갈 때도 그리고 다시 돌아올 때도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쉼터에서 근무하는 복지사들은 맞이하고 있다.

 

김정아 소장이 청소년 사회복지사업에 뛰어든 것은 대학교를 졸업한 후 아프리카 국가인 이디오피아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그 곳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한국에서 청소년들과 함께 지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청소년쉼터 생활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막상 성남시에서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공간에서 복지사 활동을 했지만 생각처럼 녹록치는 않았다. 청소년들을 돕지도 못할뿐더러 그들과 대화를 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랐다.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갖고 대학원에 진학해 상담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전공을 한 후 스스로 부족했던 부분을 찾아 고민했고, 그와 동시에 청소년들을 직접 상대하면서 청소년들의 행동에 대해 궁금함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과거에는 위기청소년을 상대하기 전 미리 판단했던 경향이 컸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들의 행동에 대해 궁금함이 생긴 것이다. 그 후부터 그와 상대했던 청소년 역시 그 궁금함에 대한 답을 하면서 대화의 길이 생겼다고 한다.

 

올해 쉼터에서는 '3T-30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내 상가들이 울타리 역할을 해 위기청소년들을 발견할 경우 쉼터나 관계기관으로 연락해 그들을 보호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사업이다.

 

30여 개의 상가를 목표로 하는 이 사업을 통해 위기청소년들이 지역의 관심 속에 보호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이뤄지기를 김 소장은 바라고 있다.

또한, 쉼터는 올해 해외체험프로그램도 추진할 예정이다.

 

"주변에서는 굳이 해외까지 나가서 체험활동을 할 필요가 있냐고 하는 데, 위기청소년에게 있어 해당 지역에서 보고 느끼는 부분은 무시 못한다.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못한 상황 등을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때 자신의 상황을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김 소장은 한 명의 청소년이 올바로 자라기 위해선 마을 하나가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전한다.

 

쉼터 시설 하나가 아닌 정왕권 내에 청소년이 올바로 성장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김 소장과 쉼터 복지사들은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시흥시단기여자청소년쉼터에 들어오는 위기청소년들은 일종의 '야생마'와도 같다. 가정, 학교, 사회 등에서 상처를 받고 탈출구로 삼은 것이 '가출'. 그리고 그 기간 동안에도 일반적으로 경험하기 힘든 상황들을 받아오다 지쳐서 오는 곳이 쉼터다.

 

그렇다보니 쉼터에 오는 아이들이 처음 들어와 적응기를 거칠 때는 이곳에서 근무하는 복지사들과 잦은 충돌이 일어나기도 한다. , 생활하는 과정에서도 복지사가 감내해야 하는 상황들은 수시로 발생한다.

 

하지만, 이들 복지사들이 정서적인 안정을 위해 진행되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은 전무한 실정이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한편으로는 이들 복지사들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도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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