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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신뢰를 만들어가는 사회…어렵지 않다"

이신후 시흥시 정왕1동 두산아파트 관리소장

지난 1월부터 시흥시민의 소박한 삶을 조명하기 위해 <시흥시민을 만나다> 코너를 시작한 지도 5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일반시민에게 있어 자칫 어렵게만 느껴질 수도 있는 신문지면이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기획한 이 코너는 시작한 지 얼마 안됐음에도 평범한 시민들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긍정적 소리를 듣고 있다. 시흥시 구석구석에서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며 우리의 삶을 재조명하는 시간은 앞으로도 꾸준히 전개할 예정이다. 이번 제67호에는 쾌적한 아파트를 구축하기 위해 솔선수범한 이신후 정왕1동 두산아파트 관리소장(78)을 만났다. <편집자 주>

 

 

시흥시 정왕1동에 위치한 두산아파트 관리사무실에 들어서자 건강한 웃음을 보이는 사람이 기자를 맞이했다. 얼핏 보기에도 '이 분이 인터뷰 대상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활동적으로 살고 있는 동네 어르신의 모습. 현재 만 12년째 시화두산아파트 관리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신후(78) 소장이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나이를 듣는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1935년생이란다.

 

풍기는 외모로 봐서는 전혀 그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다.

 

"매일 아침 출근 시간에 정왕역에서부터 아파트 단지까지 걸어서 온다. 2~30분 정도 걸리는 시간인데 그 것이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정왕역에서 거리상으로는 2~3km 남짓되는 거리지만 매일 출근할 때마다 그 길을 걷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소장은 매일 그 길을 걸으면서 세상을 바라보며 생각하는 것이 취미이자 즐거움이란다.

 

이신후 소장은 지난 2000819일자로 현재의 아파트에서 관리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소장이 주목받는 점은 그가 근무한 이후부터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이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처음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왔을 때 아파트에 하자 문제를 놓고 좀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막상 안전진단 등을 받고 보니 큰 문제는 없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이런 저런 말들이 많은 상황이었다. 일단 입주민들과 소통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자주 마련해 아파트 운영에 대해 이해를 시킴과 동시에 두산건설 측과도 협의해 벽면 도색을 새로 하는 등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우선적으로 노력했다."

 

이 소장이 이곳에 부임하면서 제일 먼저 시도한 것이 입주민과의 소통이었다. 대화가 없으면 불신과 오해가 쌓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지금도 입주자 대표회의 등에서 관리사무소에서 진행하는 사업이나 활동 등을 적극적으로 알린다. 그렇다보니 그가 근무하는 동안 사소한 불편사항을 제외하고선 큰 민원이 발생한 적이 없다고 자랑한다.

 

최근 아파트 건축 후 10년 하자 기간이 지나 도색을 새로 했다. 이번 역시 지난 3년 하자와 마찬가지로 두산건설에 전액 지원했다.

 

그는 이번 도색 공사를 위해 입찰을 시행하면서 부득이 2번에 걸쳐 진행했다. 신뢰를 갖춘 업체를 찾기 위해서다.

 

"처음 입찰을 진행했을 때 꽤 많은 업체가 참여했다. 그 때 입찰 조건으로 이전 사업에 대한 확인서를 첨부할 것을 넣었고, 더불어 확인서에 아파트 관리소장의 직인이 있어야 함을 조건으로 넣었다. 막상 입찰 후 확인해보니 해당 조건을 맞춘 업체가 없었다. 부득이 입찰을 다시하게 됐다."

 

그가 이런 과정을 거친 것에는 아파트 입주자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사소한 것에도 입주민이 만족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기도 하다.

 

이 소장이 이러한 철학을 갖게 된 데에는 육군 장교로 근무했던 과거가 중요하게 작용했다. 1958년 육군 소위로 임관한 후 24년간 군 생활을 거치면서 정도(正道)를 걷는 모습이 생활화됐다. 육군 중령으로 예편한 후 사회생활을 하다 아파트관리소장으로는 1999년부터 시작하게 됐다.

 

그는 아파트 관리소장에 대해 젊은 사람보다 나이 든 사람에게 어울리는 직업이라고 강조한다.

 

"세상이 보는 눈이 넓어지고, 사람들과 다양하게 상대해봐야 아파트 관리소장도 제대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관리소장 업무는 상당히 정적인 업무다. 그러면서도 소신을 갖고 일을 추진해야 하는 곳 역시 이 업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사회 경험을 어느 정도 한 후 관리소장을 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 한편으로는 아파트 관리에 대한 경험없이 바로 관리소장이 되는 것도 적당해보이진 않는다. 책으로 배우는 것과 실제 부딪치는 것과는 분명 다른 점이 있다."

 

그는 두산아파트 관리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지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초·중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판공비 일부와 입주자 대표들의 참여 속에서 2007년부터 장학회가 구성돼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인근 신협까지 참여해 더 많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많은 아이들에게 줄 수는 없지만 그냥 이 곳에서 재직하고 있는 데 지역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었다. 물론 큰 액수는 아니지만 그들에게 세상의 정이 있음을 알린다면 그 것으로도 충분하다."

 

이 소장은 두산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모두 장기근속자인 것에 대해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다. 경리, 과장, 시설관련 직원까지 9년 넘게 근무하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어차피 비슷한 일을 할 것이면 옮겨가면서 근무하는 것이 더 손해라고 이야기해 준다. 직장 이동기간 중 빈 시간은 짧은 것 같지만 인생에 있어서는 적지않은 손실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생각들이 통했을까. 최근 입주자 대표회에서는 10년 장기근속자들에게 일정 금액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에 대해 반대없이 통과시켰다.

 

아파트 관리소장이라는 직업 역시 적지않게 이직률이 많은 직종 중 하나다. 특히, 한 곳에서 근무하는 경우도 쉽지 않다.

 

이 소장은 무엇보다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곳에서 오랜 기간 있으면서 사고 한 번 없이 지내고 있는 것에 대해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또한, 이런 상황을 지속하기 위해 지금과 같이 노력하는 삶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이 소장은 관리자들은 기본적으로 '청렴'을 덕목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사로운 욕심에 모든 것을 그르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계모임을 할 때 내가 총무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친구들 사이에서 '이신후에게 돈 맡기면 틀림없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금전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투명함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 이런 성격은 아무래도 청백리를 자랑으로 여겨온 가문의 성향 때문이 아닐까한다."

 

그의 이제 소박한 꿈을 그리고 있다. 국내 최고령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활동하는 것이다. 또한, 단순히 최고령이라는 타이틀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닌 현장에서 역동적인 관리소장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그는 자신한다.

 

그의 인터뷰 속에서 모습을 볼 때 충분히 그 꿈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그의 활동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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