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획/특집

시흥시에 '아저씨 리더십'을 전파하다

[인터뷰] 윤춘열 달월신협 이사장

지난 1월부터 시흥시민의 소박한 삶을 조명하기 위해 <시흥시민을 만나다> 코너를 시작한 지도 5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일반시민에게 있어 자칫 어렵게만 느껴질 수도 있는 신문지면이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기획한 이 코너는 시작한 지 얼마 안됐음에도 평범한 시민들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긍정적 소리를 듣고 있다. 시흥시 구석구석에서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며 우리의 삶을 재조명하는 시간은 앞으로도 꾸준히 전개할 예정이다. 이번 제68호에는 시흥시에 대한 무한애정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윤춘열 달월신협 이사장을 만났다. <편집자 주>

 

시흥시 거모동에 위치한 달월 신협 이사장실에서 만난 윤춘열 이사장(62)의 첫인상은 동네에서 흔하게 만나는 어르신의 모습과 같았다. 개인적 인터뷰가 어색하다는 말에 딱딱한 대화보다는 편안한 대화 형식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한 금융기관의 수장의 느낌보다는 첫인상에 느꼈던 '동네 아저씨'의 느낌은 더욱 강해졌다. 하지만 그 느낌 속에서 그가 가진 철학을 하나 둘씩 느낄 수 있었다.

 

윤 이사장은 시흥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더 높이 거슬러 올라간다면 그의 선대도 시흥 사람이다. 그는 자신에 대해 "다른 사람보다 시흥에서 좀 더 오래 산 사람"이라고 말한다. 토박이나 원주민이라는 말보다는 그 말이 훨씬 더 마음에 와 닿는 이유에서다.

 

시흥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강하기에 시흥의 환경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인근 안산은 계획된 도시다. 인위적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시흥은 그렇지 않다. 도농복합도시로 시 안에서 다양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얼마나 매력적인 도시인가. 너무도 사랑하는 도시이기에 어디로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는 시흥시의 자연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이다. 수도권에서 이와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는 곳도 드물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갯골생태공원'만 생각하면 너무 큰 아쉬움이 든다고 말한다.

 

"예전에 경남 창녕군에 있는 우포늪에 갔다 온 적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그 곳은 그냥 하나의 물을 막아놓은 공간인데 그 곳에 전시실을 세워놓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다. 자연도 충분히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창녕군의 인구가 42천 명이다. 그런데 1년 동안 그 우포늪을 찾는 사람이 창녕군의 인구수보다 많다. 시흥시 역시 이러한 자연환경을 분명 가지고 있다. 수문만 개방하면 현 갯골생태공원 물길을 따라 바닷물이 물왕저수지까지 밀려온다. 그런 천혜의 자연이 있는 자리에 골프장을 세우고 있다.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시흥시의 자연적 자산이 있는 곳에 말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60%가 거주하고 있는 수도권 시민들이 찾을 수 있는 자연공간에 인위적 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좀처럼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다. 시에서 어떠한 고민을 하고서 그러한 결정을 내렸는지는 모르지만 현재가 아닌 10년 아니 20년 후를 내다볼 때 지금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은 득이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윤 이사장은 갯골생태공원이 지금보다는 더 과거를 회상할 수 있는 공원이길 기대하고 있다. 소금을 생산하는 과정을 직접체험하고 과거에나 볼 수 있던 소금 생산 도구 등이 갖춰져 수도권 시민들이 체험할 수 있는 자연생태체험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군자봉에 즐겨찾는다. 시흥에서 산이라고 해봤자 몇 안되는 상황이라 집에서 가까운 군자봉을 오르는 것을 취미처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윤 이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군자봉에 오르는 것은 취미 이상의 뭔가가 있었다.

 

"1990년부터 군자봉에 오르면서 등산로를 조금씩 조성해나갔다. 낫을 들고 산에 오르면서 풀을 베고 길을 내면서 현재의 등산로가 조성됐다. 군자봉에 오르면 우리 시흥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특히, 산 정상에는 500년 된 느티나무가 있는 데 이곳에는 매년 성황제가 열릴 정도로 정기가 어린 곳이다."

 

이 느티나무와 관련해서도 윤 이사장은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 산의 정기가 신비롭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국에서 무녀 등이 찾아와 고사나 기도를 드리고 제물을 남겨놓고 갔다. 돼지머리, , 각종 음식물, 옷가지 등 시간이 지날수록 산 정상 부근은 쓰레기와 악취로 진동을 했다.

 

윤 이사장은 "이래선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군자봉에 기도를 드리기 위해 찾는 사람들에게 과도한 제물을 올리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제물이 풍성할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의 이야기가 전달되기는 쉽지 않았다.

 

거의 매일 기도를 드리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과 마찰이 생기고 심지어는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했다. 군자봉 정상에서 아래를 바라보라고. 시흥시 전체가 내려다보이지 않냐고. 그런데 이러한 산이 시흥에는 거의 없다. 어떻게 보면 시흥시민의 소중한 공간인데 이곳을 쓰레기장으로 만들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했다. 기도를 드리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이 공간을 모두의 공간으로 생각한다면 적당한 제물을 가져와 기도를 드리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고 그들을 설득했다. 그랬더니 그들도 수긍했는지 깨끗하게 기도를 드리고 가기 시작했다."

 

이번 인터뷰를 진행할 때 현재 윤 이사장이 재직하고 있는 달월신협과 관련된 이야기는 최대한 배제하기로 약속했다. 인터뷰의 취지가 시흥시민의 생활상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애초 의도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매달 한 번씩 직원들과 군자봉 산행을 한다는 이야기는 빼놓을 수가 없었다. 그는 3년 전 달월신협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 매달 빠지지 않고 직원들과 산행을 하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산행을 집안 내 경조사 등으로 빠지는 경우를 제외하곤 전 직원이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한다는 점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 건강에 대해 돌아보는 경우가 드물다. 산행을 통해서 한 번쯤은 건강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리고, 업무시간을 떠나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자는 취지에서 이 산행을 기획하게 됐다."

 

군자봉이 높지 않은 관계로 산행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다. 직원들은 산행을 마친 후 자신이 가져온 도시락과 윤 이사장의 텃밭에서 가꾼 야채 등을 직접 따서 점심식사를 가볍게 한 후 헤어진다. 처음 이 산행을 기획할 때만 해도 직원들이 힘들게 산을 올랐는데 지금은 어느 누구나 가볍게 오르고 있다고 한다.

 

윤 이사장은 14년 째 1년에 한 번씩 어르신에게 보신탕을 대접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이 행사에 참석하는 어르신들은 1천여 명이 훌쩍 넘는다. 그가 지역 어르신에게 1년에 한 번씩 보신탕을 대접하는 데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내 아버지가 60세에 어머니가 61세 되던 해에 돌아가셨다. 요즘에 비하면 너무 일찍 돌아가신 것이다. 부모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이 늘 있었는데 그 것을 풀어가는 방법으로 지역 어르신에게 매년 한 번씩 보신탕을 대접하면서 경로잔치를 열고 있다.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다른 곳의 지원을 안받는다. , 생색내는 것도 싫고."

 

윤 이사장은 이 외에도 매년 11일 군자봉 해맞이 행사 때 이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떡국을 대접한다.

 

시흥시에서 매년 시 행사로 진행하는 행사이기도 해 이날 군자봉을 찾는 사람들은 적지 않지만 그들이 하산할 때 따뜻한 떡국을 빠짐없이 대접하고 있다.

 

, 직원들과 함께 제기천 정화활동, 꽃길 가꾸기 활동 등 아름다운 시흥시 만들기에도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주변 지인들에게 늘 "주는 늙은이가 되자"라는 말을 자주 한다. 늙었다고 늘 받는 데에만 익숙해지면 오히려 젊은 세대들과 공감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시흥시를 위한 일이라면 그래도 "오래 산 사람이 더 낫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윤 이사장은 과거 동네의 모든 일을 든든하게 지켜주던 '아저씨'와 같은 모습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때로는 지역의 일꾼으로, 때로는 동네 어르신으로 평범하면서도 다양한 삶을 살고 있는 윤춘열 이사장. 그는 현재 우리 삶에 '동네 아저씨 리더십'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

더보기
"꽤 괜찮은 원장님!"… 어린이집원장 역량강화교육 '호평' [시흥타임즈] 시흥시어린이집연합회 가정분과(분과장 김진숙)가 지난 23일 시흥에코센터 초록배곧에서 ‘꽤 괜찮은 원장님!’ 이라는 주제로 열린 '2024년 상반기 찾아가는 어린이집원장 역량강화교육'을 진행했다. 가정어린이집 원장 196명을 대상으로한 이번 교육은 조해윤 시흥시 여성보육과 보육기반팀장이 △청렴 다짐 캠페인 △2024 보육사업 주요개정사항 △ 어린이집 이용불편 신고와 행정처분 사례 △어린이집 운영시 꼭 기억하여야 할 내용 등을 중심으로 법령과 연계해 알기쉽게 설명하여 참여원장들로부터 어린이집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평이다. 김진숙 가정분과장은 "이번 교육을 통해 어린이집 주요위반 사례와 올바른 예산집행과 운영기준 등을 현장과 잘 접목할 수 있도록 잘 설명해 주어 도움이 되었고 청렴 보육문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며 "오늘 교육받은 내용을 보육현장에 잘 반영해 공정하고 안전한 보육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교육을 맡은 조해윤 보육기반팀장은 "영유아 감소, 유보통합“ 등으로 양육환경이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다"며, "어린이집의 원활한 운영과 보육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하여 앞으로도 꾸준한 교육을 통해 부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