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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내가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가는 즐거움…"

전석교 시흥 센트럴병원 장례식장 대표이사

어떻게 보면 한 사람의 기업인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살아가는 모습은 세상과 어우러져 있고 함께 살아가는 느낌표를 그리고 있다.

 

전석교 시흥 센트럴병원 장례식장 대표이사(65)가 시흥과 인연을 가진 것은 몇 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활동은 사회 곳곳에서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고 있다.

 

본지의 인터뷰 의뢰에 자신의 모습이 드러난다는 점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듯 했다. 전 대표 스스로 하고 싶어 하는 일이 왜 사회로부터 주목을 받아야 하는가라는 물음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봉사를 하는 사람이나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그 행동으로 인해 큰 기쁨과 만족을 느끼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그 모습을 지속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부분이 외부로 보여지게 하는 부분이 정말 순수한 것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나 혼자의 만족을 위해서 하는 일에 남의 시선을 신경 쓴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전 대표가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는 활동과 장소는 다양하다. 차상위 계층과 위기가정, 장애인을 위한 주거시설 지원,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지원, 각종 후원활동 등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곳을 그는 찾아나서고 있다.

 

그는 주거시설 지원 활동을 벌이면서도 기공을 할 때는 현장을 찾지만 그 이후에는 그곳을 찾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어떠한 후원 사업을 벌였을 때도 기념촬영은 절대 하지 않는다.

 

"봉사나 나눔을 할 때는 100원을 쓰면서 1000원 이상의 만족을 느끼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1000원의 만족을 봤으면 됐지 또 다시 그 현장에 나타나는 것은 100원 가지고 1000원 이상의 만족을 계속 느끼려고 하는 우려먹기나 마찬가지다. 그런 것은 내 성격상 맞지도 않고 바른 모습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인터뷰 초반에 '봉사활동'과 연관된 질문을 했을 때 부담스런 모습을 보인 이유가 설명되는 부분이었다. 그의 있어 봉사는 극히 '개인'적인 일이었고 보여지는 부분이 아니었다.

 

최근 그는 4남매의 새로운 할머니가 됐다.

 

안타깝게 길에서 운명을 달리한 한 남자의 아이들의 버팀목이 되기로 한 것이다.

 

"장애인인 아버지가 길에서 돌아가셨는데 어머니는 이미 가출한 상태였고 어린 자식들은 장례비를 치룰 돈이 없었다. 모 병원 영안실에 안치돼 있기는 했지만 해결방안을 찾을 수 없어 고민하던 자식 하나가 자기 선생님한테 이야기를 해 그 방안을 찾던 중 내가 그 이야기를 듣게 됐다. 현실을 하나하나 알아가다 보니 주변 친척 역시 상당히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었고, 누구 하나 도와줄 수 있는 형편은 아니었던 상황이라 그 장례를 우리 장례식장에서 치르기로 결심했다. 여러 제반 사항을 하나하나 해결하고 무사히 장례를 마치고 나니 4남매에 대한 문제에 또 부딪치게 됐다. 장례를 마치고 나서 4남매가 살고 있는 집에 가보니 정말 엉망이었다. 정말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한 상황이구나."

 

전 대표는 그들을 그냥 놔둘 수 없었다. 아이들을 돌보는 역할을 자신이 담당하기로 하고 4남매에 대한 지속적인 후원을 진행하고 있다.

 

"그 아이들의 아버지도 기독교 신자라고 하더라. 그가 길에서 죽으면서 얼마나 절실하게 아이들 걱정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하나님이 4남매와 나 사이를 이어준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전 대표는 주민센터 등과 공조해 4남매의 성장을 돕고 있다. 그는 4남매와 인연을 맺으며 "나는 그동안 손자가 2명이었는데 이제 6명으로 늘었다. 그리고, 너희들 역시 할머니가 1명에서 2명으로 늘었다고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독실한 기독교 믿음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생활함에 있어 성경의 글들이 삶을 살아가는 지표가 된다고 말한다.

 

그는 늘 기도를 하면서 하나님께 "자신을 불쌍하게 여기되 세상 사람들이 나를 불쌍하게 보지는 말게 해달라"고 말한단다.

 

자신의 모습에서 좀 더 안타까운 사람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도의 말이다.

 

"수학을 할 때도 덧셈보다는 뺄셈이 어렵고, 곱셈보다는 나누기가 어렵다. , 나누는 것이 제일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는 과거 자신과 연을 맺어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이야기들을 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스스로의 삶에 굴곡이 많아 강하게 살아왔다고 하는 그에게 있어 사람과의 인연은 감정을 추스르기 어려울 정도로 가슴 속에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의 시흥에서의 활동은 짧지만 그의 사회적 나눔활동은 25년이라는 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나눔의 활동이 처음 시작한 것은 교회에서 만난 2명의 집사의 모습을 보면서 배우게 됐다고.

 

"나눔이라는 것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있는 여건에서 나눌 수 있다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다. 자신이 한 번 더 고민하면 충분히 가능한 것이 나눔의 모습이 아닌가 한다. 오래 전 만났던 2명의 집사님의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의 전환이 나눔의 시작이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

 

그는 세상 사람들이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의 문제점도 아쉽게 다가온다고 말한다.

 

"장애인들은 불쌍한 사람들이 아니다. 조금 케어만 해주면 될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들을 보는 시선이 불쌍한 사람을 보듯 하는 것은 장애인들을 사회에서 설 수 없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들과 어우러져 살 수 있는 것은 고민할 것이 아니라 당연한 부분이다."

 

전 대표는 이와 더불어 우리 사회의 노인문제는 자식들로부터 비롯된다고 꼬집었다.

 

"부모들은 자식들이 성장할 때 줄을 붙잡고 서서히 정상을 향해 끌어올린다. 그러면서 그 줄을 놓치거나 끊어지지 않게 조심조심 하면서 정상으로 끌어올리는 데 막상 자식들은 정상에 서고나면 부모가 끌어올리기 위해 쓴 줄을 갑자기 확 놔버리는 모양이 자주 나온다. 자식 역시 부모가 정상에서 내려갈 때 다치지 않도록 끈을 잡고 서서히 내려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는 생활에 있어 자신이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킨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주변 사람들에게도 못 지킬 약속은 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에 나눔의 실천을 더 크게 할 수 있는 여건이어도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자신이 없으면 함부로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기도 하다. 이는 그의 나눔에 대한 철학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일수도 있다. 이벤트성, 보여지기 위한 나눔 등은 받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그는 생각한다.

 

"세상을 바라볼 때 바로 달려드는 것보다 한발 물러나 세상을 바라보면 더 넓게 보인다. 그러면서 내가 필요로 하는 곳을 찾을 수 있게 된다. 나 스스로 물러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생긴 것 같다."

 

그의 한 발 물러나 세상을 보는 눈. 그 시야가 이 세상의 소금과 같은 존재로 자리잡아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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