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타임즈=홍성인 기자) ‘傍若無人(방약무인)’.
타인을 업신여기고 무시하면서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말을 뜻한다. 최근 시흥시의회 의원들의 행동을 보면 이 사자성어가 더 와닿는 느낌은 뭘까.
아직도 2년이나 남은 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의원들 사이에 잰걸음을 보채는 경우가 많아 보이지만 그 모양새가 썩 좋지만은 않다.
오늘(21일)부터 열린 제240회 시흥시의회 2차 정례회에서는 예산안 심사가 주로 이어진다. 이번 회기를 앞두고서 지역언론은 예산안 검토 대상인 ‘학교운동장 천연잔디 조성사업’과 ‘시흥아카데미’에 건에 대해 순탄하지 않은 예산심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보도를 냈다. 정치적인 관점이 깊숙이 개입할 것이라는 예상을 한 것이다.
현재 시흥시의회는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이 7명이다. 장재철 시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한 후 새누리당에 입당함에 따라 과거 6:6 여야 동수 구조는 이미 깨졌고, 이번 회기 때부터 새누리당의 입김이 크게 좌우할 것이라는 예상은 뻔한 상황이다. 더구나, 도시환경위원회 역시 문정복 의원이 자진 사퇴(외형적으로 보였을 때)함에 따라 김찬심 의원이 신임 도시위원장으로 선출돼 현재 상임위원장 자리는 모두 새누리당이 독식(?)한 상황이다. 그러면서 시 집행부의 정책에 많은 제약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은 쉽게 됐던 부분이다.
이번 새누리당 의원 등이 시 집행부의 내년 예산안에 거론한 사업중 가장 문제를 삼고 있는 부분은 ‘학교운동장 천연잔디 조성사업’과 ‘시흥아카데미’ 사업이다.
인조잔디 및 우레탄 트렉 등으로 발생하는 환경유해성을 해소함과 동시에 천연잔디 조성으로 인한 신규 일자리 창출 등이 주요 사업목적인 이 사업은 학부모들과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흥아카데미’ 역시 그동안 많은 시민들의 참여 속에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새누리당에서는 이 부분에 제동을 걸었다. ‘잔디’ 부분에 대해서는 사업 성공의 ‘불확실성’의 이유로, ‘시흥아카데미’는 일방적 사업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에서는 해당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시흥시 A 공무원을 견제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한다. 차기 시장후보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그의 기를 사전에 꺾어놓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만일 이러한 추측이 어느 정도 사실이라면 사업에 반기를 내세우는 그들은, 의원들이 어떠한 일을 추진할 때마다 내세우는 ‘명분’에서 상당한 약점을 보이는 것이다.
현재 ‘잔디사업’의 경우는 현재 진행형인 사업이고, 아직 시 집행부가 추진하고자 했던 결과물까지 가기 전인 상황이다. 학교에 직접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하지 않았고, 어느 정도의 경제효과가 나올지 예측을 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시흥아카데미’ 사업 역시 유튜브에 조회수가 10만 명을 넘을 정도로 지역 이상의 관심을 보였던 사업이다. 잘 되고 있는 사업을 중단해야 하는 논리는 어디에서부터 시작되는지 궁금하다.
이번 제7대 시흥시의회는 개원 당시부터 유독 인신에 대한 문제가 자주 거론됐다. 그 과정에서 시흥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업은 항상 뒷전으로 물러났다.
의회는 의원들이 자신의 뜻과 맞지 않는다고 기 싸움을 하는 공간이 아니다. 특히, 한 지자체의 살림을 챙기는 지역의원들은 당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지역만 챙기는 모습에 더 환영받는 자리이다.
이번 제7대 시흥시의회는 현재까지 시흥시를 고민한 것이 아니라 사람을 고민해왔다고 해도 솔직히 할 말은 없을 것이다.
남은 2년.
이제는 사람이 아닌 ‘시흥시’만을 위해 고민해주길 바랄 뿐이다.
그 것이 곧 ‘시민’의 생각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