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타임즈=홍성인 기자) 시흥시 문화융성이라는 기대를 낳게 했던 ‘2016 코리아문화수도’가 사실상 반쪽짜리 기획으로 전락할 우려가 일고 있다.
최근 코리아문화수도 조직위원회 파견 인력이 시청 내에 위치한 사무실서 철수하고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보더라도 상호 간의 조율이 제대로 되지 못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문화수도추진사업단 측에서는 상황이 이렇게 되었지만 앞으로 시 자체적으로도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시 의회에서 승인된 예산을 활용해 문화수도 사업에 걸맞는 일들을 추진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사업을 전국 곳곳에 대대적으로 알리며 홍보를 했던 점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고육책이라고 생각된다. 이미 엎질러진 물을 담을 수도 없으리라.
사실 ‘코리아문화수도’의 취지 자체만으로 놓고 본다면 상당히 의미 있는 사업임은 분명했다. 문화적 풍토가 척박하기만 한 시흥시에 다양한 문화행사를 유치함과 동시에 기본 인프라 역시 확충시키겠다는 것은 시민 누구나 원하는 바람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취지를 충족시키기 위해 행동을 보여줄 인력은 조직위 측이나 시흥시 관계자 모두 부족했던 것 같다. ‘문화수도’와 관련된 가시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은 극히 미약한 수준에 불과했다.
이제 시는 조직위와 상관없이 자체 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 ‘문화수도’라는 말은 그대로 둔 채로...
하지만, 조직위가 빠져 나간 상황에서 굳이 허울뿐인 ‘문화수도’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는지 의문스럽다.
조직위와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지역에서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문화를 접하게 하는 것이 애초의 목적이었을 것이다. 그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문화수도’라는 타이틀은 쓰지 않는 것이 맞다.
어쩌면 이 상황을 알고 있는 시민들 입장에서는 ‘문화수도’라는 말을 들을 때 자신을 ‘기만’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 수도 있다.
솔직하게 상황을 정리하고, 시 자체의 문화융성을 위한 실질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어떨까.
시 집행부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얽매이지 말고 진정으로 시를 위한 문화융성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시흥시에 가장 필요한 문화적인 문제점을 확인하고, 이와 관련된 사업을 위한 고민을 지속해야 한다.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책임문제에 대한 논의는 분명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현재 상황에서 모든 것을 접어버린다면 그나마 ‘문화’라는 최소한의 의미를 가져올 수 있는 기회마저 사라질 우려가 높다.
최초에 구상했던 문화융성의 계획들 중 실행할 수 있는 것을 자체 역량으로 실행해보자. 그래야 노하우도 쌓일 것이다.
하루 아침에 문화적인 풍토가 척박한 시흥시에 상전벽해와 같은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것은 어쩌면 기대에 가깝다. 하지만, ‘아픔이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시흥시는 이제 문화가 풍성한 도시로 변하기 위한 첫 걸음을 뗐을 뿐이고, 그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가고자 하는 길을 아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 갈 수 있었다면 조금은 편안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직접 미지의 길을 걸어나가야 목적지를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