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타임즈=우동완 기자) 지난 22일 시흥시청 늠내홀에서 시흥시와 경기연구원이 함께 주최한 ‘시흥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위한 대 시민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현재 대중교통의 현황을 진단하고 다가오는 전철시대에 맞춰 대중교통을 개편하기 위한 논의가 다뤄졌다.
-인구증가, 철도망 건설에 따른 교통체계 개편 ‘시급’
현재(2015년 기준) 시흥시 관내엔 ‘배곧신도시’, ‘목감, 은계, 장현 보금자리지구’, ‘시화MTV’, '매화산단’ 등 총 6개의 도시개발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개발 면적만 여의도면적(윤중로 둑 안쪽 290만㎡)의 약8배인 2천245만㎡로 이들 개발사업이 모두 완료되는 2020년께엔 18만명의 인구가 더 늘어나 약 60만명이 거주하는 규모의 도시로 성장하게 된다.
이와 함께 시흥시에서 이미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인 철도망은 2018년 개통예정인 ‘소사~원시선’과 2023년 개통예정인 ‘신안산선’, 2024년 개통 예정인 ‘월곶~판교선’ 등 총 6개 노선으로 현재 버스 위주의 대중교통 체계를 전철 중심 체계로 개편하는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관련하여 소사~원시선이 개통된 이후인 2021년 교통수요를 예측해보면 승용차의 분담율은 46%로 현재와 비슷하지만 버스의 분담율(2015년: 10.3%, 2021년: 9.8%)은 0.5%가 감소하고 지하철이나 전철의 분담율(2015년:1.5%, 2021년:4.0%)은 2.5%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향후 시흥시의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버스위주의 대중교통체계가 전철중심으로 전환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면서 새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패널로 참석한 한국교통연구원 모창환 박사는 “국가나 지자체는 국민에게 교통권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예산의 한계로 인해 원하는 모든 노선을 제공할 수 없다” 면서 “어디까지, 어느 서비스까지 제공할 것인지 합의된 기준을 세우되 정치적인 노선개편이 되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의 경우 134개 업체, 1600대가 넘는 마을버스가 오지에서 전철역으로 (단거리) 수송을 담당하고 있지만 시흥은 단 1개업체에 불과 하다”며 “서울시의 교통성공 사례는 마을버스가 주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현재 시흥시의 대중교통 상황은 어떤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2월 기준 시흥시를 운행하는 버스 노선은 관내 31개, 관외 47개로 총 78개 노선 782대의 버스가 운행 중이다.
시흥시에서 하루 동안 버스에 승하차 하는 인원은 60만 2298명이고 가장 많이 이용하는 노선은 61번(1일 2만3899명)으로 집계됐다.
더불어 관내 운수업체인 시흥교통에 평균 36억5천만원의 재정보조를, 녹색교통엔 평균 3억원의 재정보조를 시가 감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시흥시민들이 버스를 이용하면서 가장 불편하게 느끼는 부분은 ‘긴 배차간격’이었다.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실시한 ‘대중교통 이용자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버스 이용 시 가장불편하게 느끼는 점은 ‘긴 배차간격(47.7%)’이었고 ‘난폭운전(12%)’, ‘노선안내 시스템 미흡(9.5%)’이 뒤를 이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시흥교통 민충기 사장은 “현재 시흥교통에서 수익을 내고 있는 노선은 8개로 모두 관외를 운행하는 노선”이라며 “나머지 19개 관내 운행 노선은 모두 비수익에 시달리고 있다” 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원으로 인해 신규 관내 노선을 만들면 적자를 보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현상은 시의 구조가 옛 자연취락에서 발전한 다핵구조로 도시가 연담화되어 있지 않아 이동간 거리는 멀고 승차 인원은 적어 발생하는 문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익이 나는 노선은 이미 다른 도시의 민간 기업이 선점·독식하고 이동권에 대한 민원이 발생하는 관내 노선은 시흥교통이 떠맡으면서 벌어지는 악순환의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노·사·민·정 대타협에 기초한 돌파구 마련해야.
이에 대해 김윤식 시흥시장은 “버스(이동권)에 대한 문제는 시민편의와 보편적 복지에 해당하는 기본권의 문제지만 버스회사에만 손해를 강요할 수 없다” 면서도 지방자치단체가 버스에서 나온 모든 수입을 일괄적으로 모은 다음 각 버스회사에 분배금을 지급하는 형식(손해보전)의 ‘준공영제’에 대해선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김 시장은 “준공영제를 시행하면 시가 재정적으로 감당할 여력이 없고 일각에선 버스회사만 좋은 일을 시킨다는 비판도 있다”면서 “서비스제공자와 적절한 생존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관련기사: “시흥 대중교통 문제 해결 준공영제로 가야하나…” http://www.shtimes.kr/news/article.html?no=3391)
또 토론에 좌장을 맡은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최기주 교수는 “시민들의 이동권 요구를 적시에 제공하면서 적자도 줄이면 좋지만 이것은 교통업체 한군데가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면서 “합리적인 요구와 부끄럽지 않은 대응방안을 만들 수 있도록 노·사·민·정이 한 덩어리가 되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오후 1시반부터 4시반까지 3시간이 넘게 이어졌고 지역내 생활권 연계노선망 부족, 기존 시가지와 신규 개발지와의 연계 미비, 버스제공서비스 미흡, 저상버스 도입 부족 등의 문제도 거론됐다.
하지만 첫 토론회여서 인지 시민들의 토론참여는 미숙했고 대부분이 노선을 확충해 달라는 민원성에 가까운 요구가 많았다. 한 시민은 “변화에 대한 소리를 들을 줄 알았는데 주제에 맞지 않는 토론으로 진행되고 있다.” 며 주최측의 운영 미숙에 대해 항의하기도 했다.
마지막 발언에서 김윤식 시장은 “시민들의 끊임없는 대중교통 불편 호소로 고민이 많고 이제는 시민적 합의에 기초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접근을 해야 한다.”며 “더 좋은 서비스를 받기 위해선 더 많은 부담을 해줘야 하는데 이것은 노·사·민·정이 대타협을 통해 만들어져야 한다.” 말했다.
한편 시흥시는 이번 대토론회를 시작으로 오는 1월과 2월 노·사·민·정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집중적으로 열고 여기서 압축된 결과를 토대로 대중교통개편 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