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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일으킨 변화의 바람 “골목이 살아난다.”

물건과 공간, 문화와 기술 등 모든 것을 공유하는 ‘신천동네관리소’

(시흥타임즈=우동완 기자) 노후한 단독, 다세대 건물이 즐비한 신천동 소래초 인근의 구도심. 


지난 2012년 뉴타운 해제 사태를 겪으며 관과 주민이 홍역을 치른 이 지역에 작은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문을 연 ‘신천동네관리소’가 그 물결의 시발점이다. 지난 2일 방문한 동네관리소는 소래초 정문 앞 오래된 상가에 자리 잡고 있다.


동네관리소는 노후한 주택을 손수 수리할 수 있도록 공구를 무료로 대여해준다. 그리고 집수리를 자력으로 할 수 없는 기초생활수급자나 65세이상 독거노인에겐 ‘마을돌보미’로 명명된 동네 기술자들이 무료 수리를 해주기도 한다.


또 장애인이나 한 부모 가정과 같이 어려운 형편에 있는 이웃에겐 재료비만 받고 수도꼭지 등과 같은 설비도 교체해준다. 특히 동네관리소를 활용해 아이돌보미와 가족품앗이 등 ‘공간의 공유’도 펼쳐진다.


주민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은 이제 곧 시작할 계획이다. 물건과 공간, 문화와 기술 등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것들이 이 공간에서 공유된다.


핵심은 이것을 통해 주민이 소통하고 함께 마을을 가꾸어 가는 공동체가 실현되는 것이다. 이런 공동체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홍보, 호응 없이는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


마을코디네이터를 맡은 김종랑씨는 “아직까지 홍보가 덜된 탓에 문의는 많지 않지만 이곳을 알게 된 주민들의 반응은 상당히 좋다” 며 “특히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학교 엄마들이 제일 좋아한다.”고 말했다.


전(前)동장이 제안하고 주민이 실행했다.

이 프로그램을 처음 제안한건 시흥시청 주민자치과의 이해규 과장이었다. 이해규 과장은 “뉴타운 취소 등으로 낙후된 동네를 아파트관리소와 같이 동네를 보살피는 개념의 무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과장은 전 근무지였던 신천동주민자치센터 동장으로 있을 때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일하던 유미란씨와 원미희씨에게 이런 일들을 제안했고 이들이 이른바 ‘총대’를 메기로 했다.


원미희씨는 “노후 된 건물들과 저소득층들이 밀집해 슬럼화 된 동네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판단해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공간’

관리소를 열 공간을 찾지 못한 주민들은 컨테이너에서 시작할까 생각도 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관에서 제안을 했지만 장소까지 마련해주지는 않았다. 주민들이 이런 일들을 할 공간을 찾아야만 했다.


그래서 찾게 된 것이 지금의 상가다. 이곳은 유모씨가 소유하던 건물로 그간 관리가 되지 않아 방치되다 시피한 곳이었다. 그러나 동네관리소의 대표이자 건물주의 친구였던 유미란씨는 건물주를 끈질기게 설득했고 결국 무상사용을 허락했다. 동네관리소가 탄생된 것이다.


유미란 대표는 “동네를 위한 프로그램을 하고 싶어도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다 우여곡절 끝에 문을 열수 있게 돼서 기뻤다”고 말했다.


관(官)이 아니라 주민(住民)이 주도해야 된다는 생각.

이해규 과장의 제안으로 총대를 멘 유미란씨와 원미희씨는 지난해 7월부터 사업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9월, ‘희망마을만들기’ 사업에 공모해 시에서 일정액의 지원도 받게 됐다. 상주하는 마을코디네이터와 수리를 담당하는 마을돌보미의 인건비 약간, 그리고 재료비와 운영비 정도를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곳에선 앞으로 500여 가구를 관리할 예정이다.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프로그램의 경비는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사무국장을 맡은 원미희씨는 “관이 모든 것을 지원해주고 관이 주도하는 사업은 주민들의 애착도 지속성도 없다”고 말한다. 유미란 대표 역시 “어디가 불편한지, 어디를 손봐야 할지 아는 동네사람이 주도해야 제대로 된 동네관리가 될 수 있다.” 고 덧붙인다.


실제로 관이 주도하는 사업에서 책임자가 바뀌거나 정책이 변할 경우 사업이 변질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고 보도블록 하나 깨진 것과 같이 작은 수리를 요하는 작업까지 관에서 처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주민이 동네를 살린다.

이 동네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앞으로 이런 관리소가 점차 늘어나 주민이 가꾸어가는 곳으로 자리매김 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구대여에서부터 마을가꾸기까지 함께 공유하는 ‘인간적 공간’의 출현은 싸늘하고 어두웠던 골목에 봄바람과 같은 활기를 불러일으킨다.


공유경제에 기반에 둔 이런 공동체는 서울과 지방에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관에서 지역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만 결국 동네를 잘 아는 것은 주민이고 동네를 변화시킬 수 있는 주체 또한 주민이라는 것이 이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신천동주민센터 이면종 동장은 “주민이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이런 소소한 공간들이 공동체로써의 거점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하며 “지역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어려운 일들은 손발을 맞춰 개선시키는데 소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3월 7일자 시흥타임즈 지면에도 공동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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