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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르포] 활기 띠는 시흥시 재건축사업, ‘기대반 걱정반’

(시흥타임즈=우동완 기자) 시흥시 대야, 신천, 은행동 등 구도심권에 위치한 낡은 아파트단지들이 재건축사업에 시동을 걸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재건축 사업은 정비사업 중 하나로 기반시설은 양호하지만 건축물이 오래돼 낡은 경우 입주자들이 조합을 구성해 기존 건축물을 허물고 그 자리에 새로 짓는 사업을 말한다.

도시 인프라가 열악한 한 지역 전체를 허물고 다시 만드는 재개발사업과는 규모면에서 차이가 있다.

최근 시흥시 신천권 구도심에선 얼마 전 재건축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신천동 명성아파트와 추진위원회가 구성된 대야동 영남아파트가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 대야동 삼보, 은행동 연희, 극동, 목화 등 저층 아파트단지들도 입주민간 논의가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재건축 사업은 부동산경기와 신규 대체입주단지 건설에 따른 사업성 문제로 시작단계에서 좌초되거나 시행중 추가분담금 상승 등 변수로 인해 시행-시공-입주민간 분쟁이 많아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서울발 재건축 열풍과 구도심을 통과하는 소사-원시복선전철의 건설 등으로 어느 때보다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재건축을 논의하는 대부분 단지들의 시설이 너무 낡고 열악해 더 이상 개발을 미룰 수 없다는 입주민들의 의식 변화도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입주민 부담 최소화가 관건
재건축 사업엔 돈이 들어간다. 새 아파트를 받기 위해선 자신이 현재 소유한 아파트 평가 금액만큼을 제외하고 나머지 건축비 등은 따로 내야한다. 

자신의 기존 아파트가 1억에 평가를 받고 새로 지은 아파트 분양가가 2억에 책정되었다면 늘어난 세대를 분양해 벌은 금액을 제하고 추가로 내야할 돈이 발생하는 것이다. 즉 기존 세대와 별개로 건축되는 물량이 많아야 자신이 낼 부담금이 줄어드는 구조다. 여기엔 기존 세대수와 지분, 용적률, 원가비용 등 복잡한 함수가 대입되어야 한다.

-재건축은 시간과의 싸움
일반적으로 관련업계에선 재건축사업은 빨라야 10년 걸리는 사업이라고 말한다. 주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추진위를 구성하고 조합까지 구성되는데 2~3년은 족히 걸리기 때문이다. 

또 시공이 시작되었다 해도 건실하지 못한 건설사에 맡기면 업체가 부도를 내거나 시공원가를 턱없이 올리거나 하는 등의 문제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특히 완공단계에서 늘어난 세대가 적정한 분양가로 빨리 분양이 되어야 조합원들의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는데 이 시점에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는 다던가 인근에 공급되는 신규입주물량이 늘어난다면 미분양으로 인해 발생한 금융손실은 조합원들이 끌어안아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이와 관련하여 시흥시는 행정적 뒷받침으로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토대로 기존 재건축 단지에 용적률을 상향시켜주고 주민들이 잘 모르는 정비에 필요한 계약 등 절차를 일부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사안을 자세히 알아야
최근 추진위원회 구성 최종단계에 온 영남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장 김진철씨는 “무엇보다 재건축에 성공하려면 자신의 사정을 자세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씨가 추진하고 있는 대야동 영남아파트 재건축사업의 경우엔 논의를 다시 시작해 구성단계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이 2년여가 넘는다. 이 기간 동안 주민들과 의견을 조율하고 사업성 등에 대한 미래가치의 분석도 마친 상태다. 

김씨는 “대부분의 재건축 단지 입주민들이 사업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환상에 젖어 덤벼들었다가 분쟁이 생겨 좌초되는 경우가 많다” 면서 “현재의 사정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미래가치 등에 대한 종합적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재건축사업에 정비업체가 들어와 사업을 대행하는 식으로 하고 있지만 이것 역시 조합원들의 분담금을 상승 시키는 요인이어서 주민들이 정비업체의 도움 없이 시행할 수 있도록 전문적 지식의 함량과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영남아파트의 경우엔 현 15~18평형의 1025세대를 재건축해 16~25평형으로 1380세대를 건설 한다는 계획이다.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 늘어나고 있어 
시흥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재건축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돌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도심 저층 아파트 단지를 위주로 입주민간 논의가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특히 신천권 구도심은 지난 ‘뉴타운 취소’ 사태를 겪으며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극도로 침체되었던 지역이라서 더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야동 Y아파트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지난 뉴타운 사건 때는 잘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관청이 밀어붙이기 식으로 하다고 하다 보니 혹시나 손해를 보는 거 아닐까 하는 마음에 반대가 많았지만, 지금 같은 경우는 주민들이 더 이상은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는 자발적인 참여가 있다는 것이 그때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물이 노후 돼 녹물이 나오고 비가 새는데 장사 있겠냐.” 며 “전철도 들어오고 하니 잘 되지 않겠냐.”고 기대감을 비쳤다. 

취재를 하면서 신천권 구도심에서 만난 주민들의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상당해 보이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현재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과 미래 예측에 대해선 냉정한 평가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재건축 사업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아파트를 부수고 다시 짓는 자발적인 공동행위에 속한다. 사업이 잘되면 그 열매를 입주민이 나누겠지만 사업이 잘 되지 않을 땐 그 손해도 같이 나눠야 한다. 

무엇보다 소통을 통한 자발적인 의사결정과 정보의 투명한 공개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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