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타임즈=서성민 변호사] 법률상담을 하다보면 상대방과 다투면서 들었던 기분나쁜 말 때문에 명예훼손죄로 고소를 하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분나쁜말, 욕설을 들었다고 해서 무조건 명예훼손으로로 고소하고 처벌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명예훼손죄는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공연성과 관련해서는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 대하여 사실을 유포하더라도 이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전파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는 것이 법원의 입장입니다.
또한, 사실을 적시하는 경우여야 하는데, 단순한 의견의 표명으로는 사실의 적시로 볼 수 없어 명예훼손죄로 처벌하지는 않습니다.
예컨대, 법원은 “어떠한 행위는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행동이다”“어떠한 말은 안하무인격의 불손한 태도로서 비인격적이고 비윤리적인 행동이다”와 같은 것은 당사자의 평가나 의견을 표시한 것에 불과하여 사실의 적시로 보지 않습니다.
사실을 적시하여 명예를 훼손하였더라도, 해당내용이 특정한 사회 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면 위법성을 조각하여 처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최근 사실을 적시한 것에 대하여 명예훼손죄로 처벌을 하는 것에 대해서 그 폐지의 필요성에 대하여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성폭행사건과 직장 갑질의 내부고발 사건을 생각해보면, 피해자는 용기를 내어 자신이 가해자로부터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리는 것만으로도 가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처벌될 우려가 생기는데, 이때 피해자가 처벌을 피하려면 사실을 적시하였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받아야 하는 부담이 생기게 되는것입니다.
결국, 피해를 주위에 알려 보호를 받고 싶어도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만으로 일단 범죄구성요건에 해당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고, 최근의 ‘미투운동’등 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들어 폐지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기도 합니다.
반면, 에이즈와 같은 병력, 전과사실 등 굳이 알리고 싶지 않은 사실이 페이스북 등 SNS등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더라도 이를 민사 손해배상으로만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가정해보면, 이 역시 쉽게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폐지와 존치의 논의에 있어서 SNS 등으로 계속적으로 빠르게 달라지는 표현의 방법과 피해의 모습을 반영한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하여 위와 같은 우려가 해소되고 사회적 합의에 이르기를 바라봅니다.
참고로, 명예훼손과 구별되는 모욕죄는 공연성의 요건에서는 명예훼손죄와 같지만, 욕설과 같은 모멸적인 언사를 사용하여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경멸하는 자기의 추상적 판단을 표시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명예훼손죄와 구별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