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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학교폭력 처리절차 개선 필요하다”

[글: 서성민 변호사] 최근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로 낙마한 사람에 대한 보도가 계속되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심각성과 이를 다루는 절차의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에 앞서 넷플릭스에서 방영했던 ‘더 글로리’가 엄청난 흥행을 하면서 곧 방영될 예정인 시즌 2 역시 큰 기대를 받고 있는데, 당분간 학교폭력에 관하여 대중의 많은 관심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학교폭력에 대한 문제점이 이번에 처음 드러난 것은 아닙니다. 수년전부터 유명 연예인의 학교폭력 의혹이 드러나거나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생기면 그때서야 교육부의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인용하는 여러 관심들이 나타났다가 이내 잠잠해지는 과정이 여러번 있었습니다. 

학교폭력이 발생하여 피해학생이 이를 신고한 뒤 학교의 자체조사를 거쳐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에서 사안에 대한 조치를 하게 되는 과정에서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누구이건 그 과정을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존재해왔습니다. 

이는 각 당사자가 절차에 참여하면서 직접 경험하는 상황들, 예컨대, 각 절차의 담당자가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기준으로 예단을 하고 편견을 보이며 일방 당사자를 대하는 상황을 보거나 반대로 여러 반대 민원들이 우려되어 소극적으로 사안을 대하는 담당자를 만나는 것 등이 이유일 수 있겠습니다. 

시흥교육지원청은 학교별로 설치되었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기능이 교육지원청의 학폭위로 이관되는 것에 맞추어 2020년부터 학폭위의 각 소위원회 위원장을 변호사들이 담당할 수 있도록 하면서 절차와 조치결과의 공정성을 도모하고자 하였고, 그 결과 시흥교육지원청 학폭위는 나름대로 다각도에서 사안을 공정하게 판단하고 처리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을 적용하는 상황에서는 여전히 많은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매번 사안을 처리할 때마다 유사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에는 실제 실행되지 못하고 법조문으로서만 존재하는 부분들이 있어 개선할 부분이 많고 (학폭위가 직접 분쟁을 조정하거나 학교폭력을 조사하는 것 등), 그 중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별 적용기준’ 도 계속 심도있는 고민을 해야하는 부분입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결정할 때, 가해학생이 행사한 학교폭력의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가해학생의 반성정도 가해학생 및 보호자와 피해학생 및 보호자 간의 화해의 정도 총 5가지의 기본 판단요소 각 기준에 0점부터 4점까지를 부여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부가적 판단요소로서 가해학생의 선도가능성, 피해학생의 장애학생 여부를 감안하여 최종 조치결정을 하게 됩니다. 

총 판정점수 합계에 따라 1점 차이로 생활기록부에 기재되었다가 삭제되거나 그렇지 않은 판정으로 나뉘고, 전학과 학급교체가 결정되는 상황에서 위와 같은 다소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기준에 따라 유사한 가해행위에 상이한 조치가 결정되면, 당사자로서는 이를 받아들이기가 어렵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각 기준의 판정기준이 공정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기존 세부기준을 보완하는 기준이 마련되거나, 심의위원들이 조치결정시 참고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제공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학교폭력과 관련해서는 법령 자체도 현실에 맞추어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고,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정부, 국회, 지자체 별로 적절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참고로, 학교폭력예방법은 국가와 지자체가 민간이 건의한 사항을 관련 시책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개선해야 할 부분을 방치하는 한 앞으로도 학교폭력의 당사자들은 처리절차를 신뢰하지 못하고, 각 학교의 교원과 교육지원청 담당자 등은 계속하여 “인근 지역에서는 출석정지인 사안이 왜 학교봉사로 끝이 나는 것이냐” 또는 “서면사과면 될 일이 왜 사회봉사가 되는 것이냐”는 당사자들의 항의를 받으면서 점점 학폭 관련 업무를 기피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학교폭력 문제는 더이상 어떻게 하면 피해학생을 보호하고 가해학생을 교육적으로 선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글로리’같은 드라마가 방영되고 인기를 끌어야, 유명인의 학교폭력 문제가 드러나야 잠시 주목받는 문제 정도로 치부될 우려가 있습니다. 

‘더 글로리’의 복수극이 어떻게 끝이 나더라도, 여러 유명인의 학교폭력 문제가 반복적으로 드러나도, 그와 무관하게 매일 우리나라 곳곳에서는 학교폭력으로 인하여 많은 학생들이 고통받고 있을 것이므로, 이제라도 학교폭력 문제해결을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 많은 논의를 하고, 적극적인 개선까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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