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타임즈=서성민 변호사] 시흥시에서 시의원의 겸직문제와 관련한 언론보도를 본 것이 2번쯤 되는 것 같습니다.
한 분은 어린이집 예산 심의, 시립어린이집 민간 위탁동의안 등을 처리하는 자치행정위원회 소속으로서 어린이집원장 겸직 문제에 대해서 취재가 시작되자 가족명의로 변경하고, 한분은 재개발 등의 업무를 다루는 도시환경위원회 소속으로서 재개발 조합장을 맡아 현재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서 논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지방의회의원의 겸직문제와 관련해서는 잠깐 검색을 하여 보더라도, 문제에 대한 결론은 지역마다, 시기마다 다른 모습입니다.
예컨대, 과거 부산진구의회에서는 한 의원의 어린이집 대표 겸직문제에 대해서 제명처리를, 상주시의회에서는 같은 문제에 대한 제명안 부결을, 최근 인천 연수구의회에서도 같은 문제에 대해서 징계를 안하기로 하는 등 시민들이 일관된 절차에 따라서 처리될 것을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15년에 "지방의회의원 겸직 등 금지규정 실효성 제고방안"으로 행정자치부장관과 각 지자체장, 지방의회에 권고안을 낸 바 있고, 권고안에 따르면 겸직신고 규정을 구체화하고, 겸직 신고의 내용 역시 수행업무, 분야, 영리성 여부, 보수 수령액 등을 명시해 관련 상임위 활동을 방지하도록 하고, 겸직을 하지 않더라도 겸직 내용이 없다는 신고서를 작성하고, 겸직신고 내용을 연 1회 갱신하며, 규정을 지키지 않을 경우 징계와 처벌을 할 수 있게 해 이를 강제하도록 했습니다.
당시, 국민권익위원회는 2016년 12월까지 이를 이행할 것을 권고했지만, 대다수의 지방의회에서는 아직까지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여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방의회의원의 경우는 지방자치법 제35조에서 겸직시 지방의회 의장에게 서면신고 하도록 하고, 방법과 절차는 해당 지자체 조례에 위임하고, 해당지자체 및 공공단체와 영리목적의 거래를 하거나, 이와 관련된 시설이나 재산의 양수인 또는 관리인이 될 수 없고, 소관 상임위원회 직무와 관련된 영리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나, 영리행위의 범위는 역시 해당지자체의 조례에 위임하고 있는데, 겸직신고를 해태하거나 겸직의무를 위반한 경우 이에 처벌이나 징계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고, 징계요구에 따라 윤리특별위원회나 본회의에 회부되더라도 시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징계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 상황입니다.
특히 지방자치법 제35조제6항은 지방의회의원이 소관 상임위원회 직무와 관련된 영리행위를 금지하고 구체적인 범위를 해당 지자체의 조례로 정하도록 하고 있으나 조례 내용도 많은 경우 "직무와 관련된 영리업무를 하지 못한다"는 식으로만 되어 있어 관련된 영리업무가 무엇인것인지 그 범위의 해석에 있어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입니다.
특히, 겸직이 문제가 되더라도, 가족이나 친한 제3자의 명의로 변경하거나 관련된 영리업무가 아니라고 함으로써 항변할 여지가 생기게 되는데, 결국, 법적인 공백에 따라 의원겸직에 대해서 문제가 되더라도 해당지자체 마다 다른 주먹구구식 결론이 나게 되는 현 상황에서는 법률로서 명확히 규정할 필요성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나, 현재, 법률로서 불명확하다고 하여, 시의원으로서 떳떳하게 그러한 행위를 해도 되는 것일까요.
지방의원들이 제 역할을 다해야 견제와 분립이라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이 작동할 수 있기 때문에, 지방의원들이 생계의 걱정 없이 공공의 복리에 힘쓸 수 있도록 2006년부터 지방의원 유급제가 실시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여 보면, 겸직이 문제가 되는 것은 정기적으로 사무 감사와 시정 질의를 통해 단체장의 막강한 권한을 견제하는 한편, 의안 발의를 통해 지역의 정책을 만들고 자치단체의 예산을 감시, 승인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시의원이 생계의 걱정을 넘어 개인적인 목적으로 그 역할을 남용할 여지가 다분하기 때문입니다.
기업체 임원을 겸직하는 시의원이 기업환경을 개선하자고 해도, 어린이집대표를 겸직했다가 가족명의로 변경한 시의원이 어린이집 문제를 개선하자고 해도, 그게 누구를 위한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시민은 없을 것입니다.
시흥시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문제가 된 사례의 당사자들은 “가족명의로 변경했으니 문제가 없다”, “이권에 개입할 여지가 없다”등으로 해명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차라리 “관련 법령과 문제에 대해서 신중히 숙고하지 못했다. 부끄럽게 생각하고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처리하고 해명하도록 하겠다”했으면 어떨까요.
부끄러움을 아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게 부끄러운 것이니까요.
시흥시의회 홈페이지에서는 시흥시의회 의장이 다음과 같이 인사말을 남기고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적극적인 관심으로
시정에 참여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시흥시는 시흥시의회가 감시한다고 합니다. 그럼 시흥시의회는 누가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까요.
바로 시민 여러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