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법률칼럼] 배우 캐스팅 문화? 배우도 마음대로 반품이 되나요?

[글: 신경주 변호사/법무법인 유레] 최근 모 배우가 주말 연속극에 캐스팅되어 약 2개월에 이르는 기간 작품 배역을 위한 준비를 했으나 제작사 측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그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작품에서 하차하게 되었다며 제작사의 배역 캐스팅 문화를 극력 비판했다.  

제작진도 이에 대하여 의견을 내며 해당 배우의 주장을 반박했다. 해당 배우가 하차를 통보받기까지 구체적인 내용과 경위를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양측의 주장 내용에 비추어 보면, 하차 통보 당시 해당 배우와 제작사 측 사이에 아직 출연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였고, 하차 통보가 제작사 측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하차통보 당시 제작진과 배우 사이에 출연계약을 체결한 상태였다면, 해당 배우는 제작사 측에 자신이 그 배역으로 출연하게 해달라고 법적으로 요구하거나 자신이 받을 수 있었던 출연료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계약이란 쉽게 말하면 ‘약속’한 것이고, 약속했으면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단계에서는 일단 캐스팅 한 배우를 마음대로 교체하더라도 제작진이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는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하여 먼저 접근할 개념이 있다. 요즘 누.칼.협이란 말이 있다. “누가 칼 들고 협박했냐.” 의 줄임말이다. 조금 순화하면 “너가 맘대로 선택했으면 그 결과도 너가 책임져라.”라는 뜻이다. 요즘 조금은 가혹하고 극단적인 뉘앙스로 쓰이는 말이지만, 어찌보면 자유롭게 결정하고 그 결정에 따라 책임을 부담하라는 자기결정권, 자기책임의 원칙을 아주 과격하게 극대화해 표현한 것처럼 보인다. 

자기결정권 그리고 자기책임의 원칙은 법 중의 법인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고 원칙이다. 그러니 계약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나고, 그 책임은 내가 진다. 기억해두자 자기결정 그리고 자기책임.

계약을 체결할지 말지는 내가 결정한다. 그러니 계약 체결 전 교섭단계 좀 쉽게 말하면 간 보는 단계에서 ‘우리 여기서 끝내자. 계약 안 할래.’라고 해도 그건 단지 기분 나쁜 일일 뿐 그걸 가지고 이건 ‘법에 위반 되는거야!’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 따라서 법적으로 책임질 것도 없다. 그것이 원칙이다. 비록 욕은 먹겠지만,,,

그렇지만 계약 체결 전 간 보는 행동도 내가 결정하여 실행한 것!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할 때도 있다. 위 사례를 예로 들어 보자. 

제작진이 적당히 간을 보다가 끝났다면 해당 배우는 기분 나쁘고 그만일 일이다. 그런데 적당히 간 보는 정도가 아니라 누가 보더라도 캐스팅된 배우가 ‘아, 드디어 확실히 내가 배역을 맡게 되는구나. 이제 계약하는구나’라고 믿게 할 정도로 상황을 만들어 놨다면 즉, 잔뜩 설레발을 쳐 놨다면 이제 말이 달라진다. 

그 정도 되면 캐스팅된 배우도 배역에 맞춰 이미지 메이킹 하려고 돈과 시간도 쓰고 대본 공부도 하고, 다른 오디션 기회도 거절하게 될 테니 그때부턴 잔뜩 설레발을 쳐 놓은 제작진이 책임을 져야 한다. 제작진이 어쩔 수 없이 발을 뺄만한 정당한 이유가 없었다면 말이다.

한편, 제작진 입장이라면 ‘시간 쓰고 돈 쓰라고 누가 칼 들고 협박했냐!’라고 말해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생각해보자 제작진한테 잔뜩 설레발치라고 누가 칼 들고 협박한 적도 없다. 그러니 상황을 만든 사람이 책임질 수밖에. 잊지 말자 자기결정 그리고 자기책임.

그럼 설레발을 잔뜩 친 제작진은 어떤 책임을 지게 될까. 손해배상 책임이다. 돈으로 손해를 배상하라는 거다. 그럼 어떤 손해를 배상해야 할까. 

여기서도 자기결정 그리고 자기책임이다. 제작진이 자기의 결정으로 설레발을 쳤으니 설레발에 따른 책임을 지면 된다. 즉, 설레발 때문에 배우가 쓴 돈이 손해라고 보면 편하다. 그러니 계약해서 연기해야 받을 돈인 출연료를 달라고 할 수도 없다. 

또한 설레발이 있고 나서 쓴 돈과 설레발 때문에 쓴 돈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무엇이 설레발 때문에 쓴 돈인지는 획일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원래라면 쓰지 않을 돈이지만 그 배역이 요구하는 이미지 메이킹 때문에 쓴 돈 정도가 설레발 때문에 쓴 돈이다’ 정도로 이해하면 될듯하다. 그러나 설레발이 있었다고 내 주머니에 곧 출연료가 들어올 것이라고 믿고 그냥 나를 위해 쓴 돈은 그냥 내가 결정해서 내가 쓴 돈이다. 이건 쓴 사람 책임이다.

그리고 설레발이 있기 전에 쓴 돈 예를 들어 오디션에 들고 갈 소품 사는데 들어간 돈은 누가 협박해서 쓴 돈도 아니고 제작진 책임도 아니다. 해당 배우가 책임질 돈이다. 그 돈은 오디션에 떨어지면 어쩔 수 없다고 감수하고(결정하고!) 쓴 돈이니까. 

결국은 자기결정 자기책임이다. 그러니 행동에 따라 책임질 것을 생각한다면 제작진의 일방적 하차 통보도 실질적으론 완전히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곤 볼 수 없는 노릇이다. 



배너
배너

관련기사



배너

미디어

더보기
검바위초에 '거점형 아이누리 돌봄센터' 개소 [시흥타임즈] 시흥시가 초등돌봄 공백을 해소하고 맞벌이 가정의 양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22일 ‘검바위초 거점형 아이누리 돌봄센터(이하, ‘검바위초등학교점’)’를 개소했다. 이날 개소식 자리에는 2023년 6월 업무협약을 통해 뜻을 모아온 시흥시, 경기도교육청, 시흥교육지원청 및 검바위초등학교와 지역 돌봄 관계자 등이 함께했다. 이들은 검바위초등학교점의 추진 과정과 시흥시의 온종일 돌봄 사업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계획과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검바위초등학교점’은 민ㆍ관ㆍ학 협력을 통해 학교 내에 거점형 돌봄센터를 설치한 전국 최초의 사례다. 이는 아이들이 더욱 안전하고 부모는 더욱 안심할 수 있는 지역사회 중심의 돌봄 사업을 선도적인 모델로 구축하기 위해 추진됐다. 민ㆍ관ㆍ학 협력을 통한 지원으로 검바위초등학교점은 이용자 중심의 쾌적한 돌봄 공간을 조성하고, 전문 자문단을 구성하여 북부권역 초등돌봄 욕구 조사 결과를 반영해 지역 맞춤형 특화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ㆍ운영하는 등 관내의 돌봄 사업 수준을 한층 높였다. 지난 2019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관내 아이누리 돌봄센터는 이날 개소한 검바위초등학교점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26곳이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