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지난 1일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차량 140여대가 피해를 입고, 480여 가구의 전기와 수도가 끊기는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시흥시 신도시 아파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전기차 화재와 관련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2024년 7월 기준 시흥시에 등록된 전기차는 3,939대로 관내 전체 차량(28만 289대)의 약 1.4% 수준이다.
그러나 인천 지하 주차장 화재에서 보듯 전기차 화재는 일반 화재와 달리 열폭주 현상 등으로 쉽게 진압되지 않고, 전기차 충전시설이 대부분 아파트 지하에 설치되어 있는 탓에 소방 장비 진입이 어려워 피해가 커진다는 특징이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22년 1월 28일 환경친화적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면서 주차면 50면 이상의 기축 공공시설은 총 주차 면수의 2%, 신축 공공시설은 총 주차 면수의 5% 이상의 전기차 충전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하지만 보급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화재 등에 따른 소방 안전 대책은 따로 수립하지 않아 문제를 키웠다.
이와 관련하여 시흥시 지역 커뮤니티 등에서는 전기차의 화재 피해를 막기 위해 지하 주차장 출입을 아예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입주민들은 현재 전기차 화재에 따른 별다른 안전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화재가 발생 할 경우 물적, 인적 피해가 클 수밖에 없고, 전기차가 충전 중이 아니라도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전기차의 지하 출입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시흥시 신도시에 들어선 신축 아파트들의 경우 지상 주차장이 전혀 없는 곳들이 많아 이 같은 주장을 즉시 현실화 시키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은행동 신축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며 전기차를 운행하는 김모씨는 “단지에 지상 주차장이 전혀 없는 상태인데 지하 출입을 금지시키면 주차를 어디에 해야하느냐” 며 “전기차가 일반차에 비해 화재 발생이 적다던데 좀 억울한 측면도 있지만 하루빨리 좋은 대책이 나왔으면 한다.”고 했다.
반면, 배곧동에 거주하는 박모씨는 “불안한 전기차 몇 대로 인해 수백, 수천가구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전기차 대체 공간을 임시로 만들고 근본적인 대책이 나올 때까지 지하 주차장 출입을 금지했으면 한다”고 맞섰다.
연이어 터지는 전기차 화재 사건 이후 각 지자체들도 대책을 세우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전기차 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인천시의 경우 자체 조례를 만들어 전기차 화재 예방에 나섰다.
인천시는 앞으로 5년 동안 전체 아파트 1천 600여개 단지에 전기차 전체를 덮어 공기 유입을 차단하는 질식소화 덮개를 지원하고, 지하 주차장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시설을 지상으로 옮기는 아파트에 시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또 경상북도는 충전시설·주차구역의 지상화와 화재 감지시설 등을 설치하는 조례를 마련, 시행하고 있다.
전기차 화재 이후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공포감에 휩싸여 주민간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시흥시도 전기차 화재 예방과 관련한 대책 마련에 신속히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다.
한편, 한 소방 관계자는 “현재로서 가장 좋은 방법은 전기차 충전시설의 지상화인데 만약 지하에서 화재가 발생한다면 대피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방관들이 이미 열폭주 현상을 일으키는 전기차로 진입하려 해도 지하 구조의 특성상 물리적인 문제가 많아 시간이 지연된다.” 며 “질식소화 덮개 등의 사용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건물 위쪽으로 확산하는 유독가스 등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선 화재를 신속히 알리는 시스템 구축과 대피가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