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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객원기자석] 주민에게 전문가가 되라는 '주민 참여사업'

1. 마을활동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다
2. 몇 명 이상 참석하고, 몇 시간 이수해야 가산점이 있습니다
3. 아이디어는 낼 수 있지만 문서화는 어려워요
4. 시흥시의 주민참여유도는 건강한가?

"마을활동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다"

[시흥타임즈=박소영 객원기자] 시흥시는 ‘시민이 주인이다’를 강조하는 민선 7기 이전부터, 지방자치를 강조했다. 지방자치라 함은 지방정부(Local Government)가 스스로 자기를 다스린다는 의미이다. 


자치정부의 구성요소는 자치단체, 자치의회, 주민, 지역언론을 들 수가 있는데, 사실 적극적인 주민참여 없이는 지방자치제도의 틀을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방자치와 주민참여와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시흥시도 주민의 참여를 기대하는 마을활동이 있다. 각자의 관심분야에 맞춰 구성원으로 참여하게 되면 전반적인 비전교육과 실무교육 (예산을 받기 위한 사업계획서 작성부터, 조직/운영/예산 등)을 받기도 한다.

 

지방자치를 실현하고자 주민참여형 행정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는 시흥시는 주민들에게 참여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대다수는 관망하는 마음으로 그칠 뿐 실제 참여를 하는 사람들은 소수일 수 밖에 없다. 


소수의 사람들이 다수의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그들만의 리그라는 말도 왕왕 들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들을 존중한다. 그들은 참여를 했고, 더 나아가 실행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몇 명 이상 참석하고, 몇 시간 이수해야 가산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의문이 생겼다. 주민들에게 자발적인 참여를 권하지만 실행에 옮길 때는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규칙이 존재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주민참여활동을 위한 사전교육에 참여했다가 조금 당황스러웠다. 동별로(혹은 마을별로) 교육에 몇 명이상 참여해야 예산을 받을 때 가산점이 있다는 것, 그리고 교육 시작 전 서명이 출석체크가 되고 교육시간을 모두 채운 후 두 번째 서명을 마쳐야 교육이수시간이 인정된다는 것. 


실제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가야하는 주민과 주무관 사이에서 얼굴이 붉어지는 난감한 상황도 생겼다. 사실 이런 문제는 수년 간의 경험에서 만들어진 하나의 제도로, 행정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짧은 기간내에 하루 3시간씩 몇 일 동안 받아야하는 교육은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이 과정을 무사통과해야 예산을 받을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이 된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마을을 위한 작은 마음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 교육이 몰랐던 점들을 알려주는 지식을 채워줄 순 있지만, 마을에 살면서 겪는 경험과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최고의 자산을 채워줄 순 없는데 말이다.


서툴러도 가능한 일이 있다. 처음부터 완벽할 순 없지 않은가? 시간이 없다. 시간을 쪼개어 움직여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 이상의 시간을 내놓으라고한다.

 

행정은 주민들에게 돈을 주고 어떻게 하라고 지시하는 상위기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행정은 이 동네에 살아가고 있는 주민이 더 살기 좋게 만들어 계속 살아가기 위한 공간으로 가치를 높이고자 할 때 도와주는 곳이면 좋겠다. 


여기 모인 주민들은 시간이 많아서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를 하기 위해 시간을 만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든 절차는 있기 마련이지만 각자의 시간을 쪼개어 모인 사람들이 마을을 위해 참여하고자 할 때 기회를 주는 것, 그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먼저 앞서간 사람들이 잘하면 그 다음의 참여는 어렵지 않다. 작은 변화를 보여주고 같이 참여할 수 있게 유도하면 가능해진다. 그러려면 어렵지 않아야한다.

   

“아이디어는 낼 수 있지만 문서화는 어려워요.”    

주민들의 역량강화는 분명 필요한 부분이지만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마을을 위한 최소한의 관심을 시작으로 부족한 부분은 배워가며 실제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열정이 있고 아이디어는 많지만 사업계획서를 그럴싸하게 써내는 일, 예산을 딱 떨어지게 사용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것을 몇 시간만의 교육으로 가능할까?

 

마을일은 천천히 하더라도 주민이 해야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주민들이 만들어 놓은 마을의 역사를 토대로 그 곳에 사는 주민들의 생각을 반영해서, 마을의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의 주체는 주민들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공모사업이 주민들에게 주는 기회라는 것에는 의문점이 생긴다. 주민들은 전문가는 아니다. 아이디어를 내고, 생각을 모아 반영하기 위한 행정적인 절차는 전문가들이 도와줘야한다.

   

서류화작업을 위한 공부를 해야할 절차가 꼭 필요한 것인가? 주민자치를 위해서는 동네를 위해 함께 해보고자하는 동기부여를 심어주고 그들이 잘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행정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지, 행정이 해야할 일을 주민들에게 맡기고 성과를 가져가는 것을 과연 자치라 할 수 있을까?

 

‘희망마을만들기’에 참여했던 한 주민은 “예산처리과정 중에 서로 해본 적이 없어 같이 설명을 읽어가면서 어렵게 했는데 잘못했다며 지적할 때, 알려주는게 아니라 질책 받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행정에서 컨트롤하려고 한다면, 진정 그것이 주민참여유도를 위한 것인가?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행정을 만드려는 것인가?

 

“시흥시의 주민참여유도는 건강한가?“

마을의 동장이 바뀌면 마을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방향이 바뀐다. 그리고 구성원도 달라진다. 그러나 주민들은 그대로다. 그 안에서 마을은 또 다시 화합이라는 첫 단추부터 시작해야한다. 주민들이 원하는 대로, 방향성을 함께 하며 조력자의 역할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동기부여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각 마을을 브랜드화 해나가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사람이 귀중한 자원이다. 주민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주민들이 인정한 리더들이다. 그들의 추진의지도 필요하지만 주민들과 행정과의 열린 마음과 협업하려는 사고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민들에게 자발적인 참여를 원한다면 관심가진 만큼 기회를 줘야하고, 그 안의 내용을 고민하여 소수가 만들어내는 것이지만 다수가 참여 할 수 있는 그 마을만의 특색을 살려야한다. 기회라는 단어에 'ㄱ'받침을 붙이면 기획이 된다.

 

지방자치가 중앙정부(국가)로 부터 독립한 지방자치단체가 자기 목적과 기관을 가지고 지방행정을 책임지는 것이라면, 주민자치는 지방행정을 지역주민 스스로의 의사와 책임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또한 그 안에서 주민들의 참여를 기대하여 기회가 생기면, 주민과 행정이 함께 기획을 잘해서 내가 살고 있는 동네를 위해 좀 더 나은 방법을 찾는 것. 그것이 바로 촘촘한 마을단위의 주민참여행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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