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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편집실에서] 이상한 반어법 날리며 노는 ‘시의회’

[시흥타임즈=우동완 편집장] 

선거 때 후보들이 가장 자주 쓰는 선전문구가 있습니다. 그중 익숙한 하나가 “약속을 지키겠다.” 

어쩌면 약속을 지키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지키는 이를 별로 본적이 없는 이상한 정치적 반어법.

정치인들이 정책이나 비전을 가지고 이야기 하는 것 외에 “약속을 지키겠다.”는 문구로 대중을 현혹하니 우리 정치의 신뢰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두말하지 않아도 알 지경입니다. 

최근 시흥시의회는 예산집행 문제로 다수당인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시의원들의 보이콧 속에 파행을 겪었고 이로 인해 더민주 소속 의장이 불신임 당하기도 했습니다. 

또 이에 불만을 품은 더민주 시의원들이 임시회에 불참하는 사이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이 주도하는 임시회 예결위는 어떤 문제인지 또 파행되었습니다. 

어느 한쪽의 잘못을 따져 묻기 곤란한 상황에서 촉발된 사태로 의회는 세간의 웃음거리가 되어 추락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다수당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등의 하지 않아도 될 얘기로 스스로 ‘반지성주의자’가 되어 자기 살을 깎아 먹고 있습니다. 

이들이 지난 며칠간 여러 번의 기자회견 등을 통해 밝힌 이야기를 몇 가지만 나열해 보겠습니다. 

“할 얘기가 있으면 의회로 나와야 한다.(더민주)”, “가처분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의장을 선출하지 않겠다.(자유한국당)” 

수많은 기자들을 앉혀 놓고 한 이 두 문장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의원들은 등원을 거부하고 있고, 전 의장이 가처분 신청 중에 있지만 의장선출 공고를 냈습니다.  

돌이켜 보면 다 ‘뻥’이었던 얘기들을 받아쓰고 시민들에게 전한 기자로써 자괴감을 느낍니다. 

저렇게 거짓말을 하고도 ‘사정’ 운운 하며 일말의 죄책감이 없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또 한 가지, 저들이 말하는 대의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묻고 싶습니다. 

지난 과거, 정치인들은 자신들이 시민의 운명을 결정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적폐가 드러났고 반대급부적 결과로 시민들의 민주의식도 커져갔습니다.

지금의 대의민주주의는 의회가 결정해야 할 사항을 시민들에게 소상히 알리고 사회적 동의를 이룬 것을 처리하는 ‘가교’역할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 어떻습니까. 구습을 되풀이 하며 시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따지지 않고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일방적으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의원의 자격은 정당을 떠나 최종적으로 시민이 부여해 준 것입니다. 모든 시민이 정치판에 뛰어들 수 없으니 우리를 대신해 일해 달라고 권한을 위임해 준 것이지 우리의 운명을 자기들 마음대로 결정해달라고 한 적은 없습니다.

“의원들의 소리가 시민의 소리다.” 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지금 반대하거나 추진하려고 하는 사업에 대해 언제 시민들의 의견을 듣거나 알리기나 해봤습니까.

이상한 정치적 반어법과 자기중심적 해석으로 인해 시의회와 시 집행부, 시민들의 피로도는 이미 한계치를 넘어섰습니다. 

시청 후문 골목에서 지역신문을 꺼내 읽고 있는 한 노인의 해학이 참 씁쓸합니다.

“차라리 동네 말뚝을 뽑았으면 시끄럽지나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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