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열린 시흥시의회 제314회 임시회에서 국민의힘 성훈창 시의원(다 선거구)이 시흥시의 정책 사업들이 우리의 노력과 역량, 전략, 창의적 사고보다 외부의 결정에 의해 성공과 실패가 결정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가진 역량으로, 우리가 주체가 되는 사업이면 자치의 정신과 미래를 열어간다는 시민적 자부심 같은 것이 있을 터인데, 주체가 외부에 비중을 두다 보니 “올 거예요”, “온대요”, “될 거예요”, “된대요” 하는 식의 미래 전략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고 꼬집었다.
[아래는 성훈창 시의원의 5분 발언 전문이다.]
존경하는 58만 시흥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시흥시의회 의원 성훈창입니다.
먼저, 본 의원에게 5분 발언의 기회를 주신송미희 의장님과 동료 의원님, 그리고 임병택 시장님을 비롯한 이천여 공직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부의장을 맡은 지난 2년 동안 저는 시흥시 전체를 돌아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어느덧 의장단으로서의 임기를 정리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왔고, 현재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 알기 위해 지난 6년을 돌아보았습니다.
민선 7·8기 6년을 함께해 온 임병택 시장님과의 시간을 정리해 보려 하는 것입니다.
지난 6년간 시장님이 시의회에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해 왔던 시정연설을 통해 시흥시의 최근 행적과현재 우리가 선 위치를 말해 보려 합니다.
이는 재선의원으로서 저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기도 합니다. 지난 2018년부터 2023년 사이 시 정부에 했던 5분 발언과 시정질문을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민생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지자체가 공통으로 해야 할 일들 외에 시흥시가 특별히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지역 특화 사업들 중심으로우리가 현재 어디로 가고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우리 시흥시가 특별히 힘주어 운명을 거는 분야 두 가지는서울대와 시화호입니다.
이 두 분야는 지리적으로도 인접하여 거의 동일 지역이기도 하며, 때론 ‘K-골든코스트’라는 특별한 이름으로 한데 묶이기도 합니다.
단연 눈에 띄는 특징은 외부 의존성입니다. 우리의 노력과 역량, 전략, 창의적 사고보다 외부의 결정에 의해 성공과 실패가 결정되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6년 내내, 서울대병원과 치과병원을 설립하겠다고 얘기하지만, 주요 결정권은 우리에게 있지 않습니다.
그들이 와야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서울대병원과 함께 의료 클러스터, 바이오 메디컬 등 화려한 얘기들도이제는 입만 열면 나오는 단골 메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전국의 수많은 바이오 지향 도시들의 운명은 국가적 플랜에 의해 결정되는 요인이 너무 많습니다.
WHO가 지원하는 감염병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도 인천 송도와 오송이 버티고 있는 한 우리만의 힘으로는 어렵습니다.
서울대만 있으면 큰 힘이 될 줄 알았지만 결과 발표를 보면 선정된 것도 아니고, 안 된 것도 아닌 어정쩡한 결론 앞에 당황스러웠을 것입니다.
서울대의 힘을 빌려, 정부의 결정에 목매야 하는 처지이고 그 속에 우리의 역량, 시민적 의지와 같은 내부적 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적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무인 이동체 같은 미래 기술 얘기도 서울대가 갖고 있는 연구 역량에 의존하는 것이지, 우리 스스로 전문 인력이 있다거나, 전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시흥시의 미래 전략은 우리가 결정권을 갖기보다 외부적 주체, 조건에 의존하는 것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입니다.
대학의 학문적 기반이 모자라면, 대학을 키워서라도 살려야 합니다.
연구 역량이 모자라면, 우수한 연구원들이 정말 살고 싶은 도시로, 이곳에 오는 것을 꿈꿀 정도로 쾌적한 주거지라도 만들자는 것입니다. 잘 나가는 산업체가 이곳에 오게 하려면, 아이들 교육 환경만큼은 수도권 어디보다 나은 도시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시화호의 예를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시화호가 30년을 거치면서 ‘죽음의 호수’, 검은 물에서 지금과 같이 맑아졌다면 그 첫 번째 요인이 무엇인지는 우리 시민뿐 아니라 전 국민이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 시가 시화호를 위해 무슨 노력을 했다고 내세우고 싶겠지만, 둑을 열고 물을 내보내면서 시커먼 물이 먼바다로 퍼져 가던 그 사진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시화호를 죽음의 호수로 만든 것도, 그 죽음의 물질을 처리한 것도, 우리의 노력이나 결정, 또는 역할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죽음으로부터 살아난 호수를, 어떻게 생태적 교훈이 담긴 장소로 만들 것인지 노력하는 일입니다.
반생태적 역사가 담긴 그곳에 조력 발전소를 건설한 것은 상징적 사례입니다.
지난 6년 시종일관 서울대, 시화호에 서핑장, 아쿠아펫, 생태과학관 얘기를 하고 있고, 인공 섬을 만들어 이 시설들을 세우겠다고 계속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역량으로, 우리가 주체가 되는 사업이면 자치의 정신과 미래를 열어간다는 시민적 자부심 같은 것이 있을 터인데, 주체가 외부에 비중을 두다 보니 “올 거예요”, “온대요”, “될 거예요”, “된대요” 하는 식의 미래 전략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우리가 우리 미래를 열지 못한 채 하늘만 쳐다보고, “오나 보다”, “그냥 가나 보다”, “안 오나 보다”, 이것이 우리 시의 미래 전략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노파심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이어서 폐회 때 2편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