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시흥시의회가 지난달 18일 제281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자치행정위원회에 상정된 통합재정안정화기금 관련 조례안을 '심사보류' 결정했다.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은 자치단체가 보유하고 있는 각종 기금과 기타 특별회계의 여유재원을 다른 기금이나 회계에 일정기간 회전, 융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최근 코로나 국면이 장기화 되면서 경기가 위축되자 여유 있는 다른 자금을 시에서 필요한 일반회계로 회전시켜 재정 운영을 효율적으로 펼치기 위한 것으로 국회를 통과한 지방재정법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를 두고 배곧신도시를 중심으로 이른바 배곧신도시 개발 이익금(잉여금)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특별회계로 잡혀있는 이 돈은 시흥시가 공영개발을 통해 확보한 이익인데, 이 돈을 배곧신도시만을 위해 쓰라는 일부의 주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시흥시는 지난 2006년 배곧신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당시 가액으로 5600억원의 혈세를 투입해 토지를 구입했고, 이것이 배곧신도시를 조성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당시 시민들 사이에선 혈세를 투입해 이를 구입하는 것이 맞냐, 틀리냐의 격한 논쟁도 있었지만 장기적인 시의 발전을 위해 숙고 끝에 동의했다.
또 이후 10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곳에 투입된 공무원 등 인적, 물적, 그리고 유·무형의 자원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지자체가 이렇게 큰 개발사업을 벌이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었기에 시흥시도 전력을 다 할 수밖에 없었고, 시민들 또한 사업이 좌초될까 때마다 노심초사했던 것이 사실이다.
당시 시 전역에서 벌어진 서울대 유치 시민운동만 봐도 배곧 개발사업 성공을 위한 시민들의 염원이 얼마나 컸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잘 모를 수도 있는 이러한 각고의 노력들이 지금의 배곧신도시를 성공적으로 자리 잡게 만들었다.
혹자들은 배곧신도시 건설 기간 중 이곳으로 빨려 들어가는 막대한 자원들로 인해 다른 지역들은 더 소외되었다고 푸념하기도 한다. 이 주장 또한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하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전 시민이 배곧의 성공을 바라왔던 이유는 이곳의 성공이 시흥시 전체에 고루 퍼질 수 있을꺼란 기대 때문이었다.
따라서 현재 배곧을 개발하여 얻은 이익이 모두 본인들 것이고, 이를 배곧만을 위해 쓰라는 주장은 다른 시민들의 시각에선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배곧신도시에 입주한 시민들의 여러 민원을 잘 알고 있다. 또 본인들이 어려운 시기에 투자하여 지가상승에 이바지했다는 것도 인정한다. 더욱이 이 도시를 발전 시켜나가야 한다는 것엔 이의가 없다.
하지만, 시흥시가 공영개발을 벌여야 했던 이유와 그 토대, 그리고 개발이 성공할 수 있었던 기초는 모두 염원을 담아냈던 시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란다.
시흥시는 사람의 몸과 같이 하나다. 특정한 어느 곳에서 이익이 발생하든 그것은 시민 전체의 이익이고, 또 부채가 발생한다면 이 역시 시민 전체의 부채다. 그래서 공공의 자산은 신중하고 투명하게 형평성 있게 운영 돼야 하는 것이다.
이번 논란을 보면서 “내 논에만 물대라”는 요구가 너무 심한 것 아닌가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든다.
배곧이 발전하는 만큼 타 지역도, 다른 시민도 고루 혜택을 받아야 한다. 선진 시민을 지향 한다면, 공동체를 전제한 상식적 주장과 배려가 수반되야 할 것이다.
덧붙이자면, 근시안적 시각으로 비상식적 주장을 부추기는 뒷방 세력은 결코 없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