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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카페공간학이란 무엇인가"

[글: 김경민] 언어학에 있어 현대사조라고 할 수 있는 최소주의(미니멀리즘)는 “제한된 수단의 무한한 표현” (Infinite use of finite means)을 설명한다. 

다른 말로 하면, 제한된 문자를 통한 무한한 언어적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카페 공간기획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공간은 제한되어 있으나, 그 제한된 공간에서 무한한 가능성이 연출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커피시장을 <커피공화국>이라고 할 정도로 커피는 현대인들에게는 일상이 되었다. 그로 인해 카페이용자들은 카페를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닌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이용하게 되었고, 커피음료는 카페를 이용하는 문화관람 티켓처럼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카페입구에서 입장료를 받고, 입장티켓을 가지고 커피로 교환화기도 한다. 현대사회에 커피는 문화음료가 되었고, 카페는 문화공간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런 현대커피의 흐름속에서 카페라는 공간은 문화플랫폼으로 기능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공간연출이 필요 해졌고 이제 ‘카페공간학’이 요구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필자에게 카페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들이 상담을 하러 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분들이 던지는 주요 질문 중에 하나가 "어떻게 카페공간의 컨셉을 정하는 것인가" 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보통 말하는 컨셉이 모던하게 또는 빈티지하게 인테리어의 카테고리를 컨셉으로 얘기한다. 

빈티지는 카페공간의 컨셉이 될 수가 없다. 컨셉이란 구체적인 이야기, 즉 스토리텔링을 수반해야 한다. 다시 말해, 나만의 독특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야 한다.

카페공간기획에 있어 절대적인 가치는 해당 카페공간이 지속가능한(sustainable)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잠시 유행하는 인테리어 요소를 넣어서 반짝하고 끝나버리는 공간이라면 유행이 끝나면 공간의 지속성도 소멸된다. 그래서 ‘나의 이야기’가 내재된 독특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필자는 중학교 때부터 10 여년의 유학생활을 했다. 그 기간동안 필자는 사회성이 부족해서 인지는 모르나, 친구들을 사귀거나, 사교모임 등에서 활동하는 게 재미가 없었다. 유학생활이 외로웠고 그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전공과는 무관했던 글쓰기, 사진, 그림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운이 좋아 교수님들의 도움으로 대학신문에 컬럼을 기고하게 되었고, 사진과 미술 전시회를 여러 차례 열게 되었다. 

그 과정속에 필자의 꿈은 글쓰기, 사진, 그림작업을 할 수 있는 ‘나만의 작업실’을 소유하는 것이 되었다. 그런 나만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필자가 2016년 카페를 처음 오픈하게 되었을 때 ‘작업실’ 컨셉으로 카페를 기획하게 되었고, 필자가 프로작가가 아니었기에 ‘아마츄어작업실’ 이란 이름을 짓게 되었다.  

카페공간학, 이란 나의 이야기를 담는 작업이며, 또한 인본주의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Maslow)가 말한 자아실현(self-actualization)의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공간을 기획한다는 것은 내가 누구이며, 내가 진정 욕구하는 것이 무엇이며, 나의 잠재력을 발현하는 과정인 것이다. 

글쓴이 :김경민은 현 아마츄어작업실 대표로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에서 커피학석사를 받았다. 

[자유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시흥타임즈는 독자들의 자유 기고를 열어두고 있습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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