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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문화칼럼] '본질'에 충실한 시흥문화재단을 기대하며

가슴 두근거리는 문화재단 설립에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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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양시내/피아니스트·연주학 박사] 시흥에 드디어 전문 공연장이 들어선다고 한다. 그와 발맞춰 출범할 문화재단 설립준비 또한 한창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90년대 중반 지방자치 시대가 본격화되고 문화의 분권화도 함께 이루어지면서 지자체마다 경쟁력 있는 문화정책을 수립하고 수행할 전문 기관으로 지역문화재단을 설립해왔다. 

1997년 최초의 문화재단인 경기문화재단의 설립 이후 2015년 6월까지 광역시·도에 13개를 포함하여 전국에 60개였던 문화재단은 2020년 12월 광역시·도 17개를 포함해 117개로 급격히 늘어났다.

“문화재단의 설립은 그 자체로 문화예술정책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의미한다.”
문화예술이 갖는 사회적 가치를 재인식하고 문화예술의 특성인 창의성, 전문성, 자율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공공의 문화예술 전문기구가 필요한 것이다.  

사실 그동안의 시흥의 문화정책이란 것은 공허한 것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술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그 본질에 닿아보지 못한 이가 정책을 펼친다는 것은 사실 어불성설이다.

게다가 순환보직으로 인해 2년을 채우기가 무섭게 인사이동을 하는 행정 조직에서 시대의 흐름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중장기적인 문화정책이 수립되어 나오길 어떻게 기대할 수 있었겠는가? 

시흥에 지역문화재단을 설립하기 위해 행정가와 지역 예술단체, 시민단체들이 만나 여러번의 토론회를 통해 결과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고 있다. 

지역의 주요한 문화 생산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던 전문 예술단체들도 문화재단의 설립을 적극 요구하게 된 데에는 예술지원을 위한 공모제도를 시행한 후 더욱 가속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행정가와 예술가가 바라보는 문화예술의 가치는 현격한 차이가 있었고 예술 생태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예술지원정책은 적잖은 충돌과 소모적 논쟁을 피할 수 없었다. 

심지어 전문가가 비전문가에게 심사를 받는 모순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에 문화예술정책의 이상적인 기구로서 문화재단을 설립하자는 데에 뜻이 모아지게 된 것이다. 

우리는 어떤 문화재단을 원하는가?
앞서 언급했듯이 1997년 우리나라 최초로 경기문화재단이 설립된 이래 지역문화재단들은 근래에 이르러 수적으로 급속한 팽창을 해왔다. 이제 그 장, 단점들이 드러나며 조금 늦게 출발하는 우리에게 모범적 사례를 취사 선택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논문에 의하면 지역문화재단이 문화정책 전문가를 배출하고 전문성과 효율성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그 위상을 높이는 반면, 경영평가나 지자체의 관리 감독 등에 의해 관료주의적 행정 기관화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왜 문화재단을 원하게 되었는지를 생각해보자. 예술이 갖는 창의성, 전문성 확보를 위한 것이다.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행정시스템에 갇혀 그 전문성과 창의성을 잃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되는 민간 전문단체로서 재단을 요하게 된 것이니 거기에 합당한 재단을 만들면 된다. 

음악대 학장에 소설가가 오는 경우가 있는가? 
세계적인 안목으로 시흥을 연구하고 조직을 이끌어갈 전문 예술인 또는 문화 정책의 전문가가 필요하다.

재단에서 일할 전문 인력들이 맘껏 창의적인 정책을 펴나갈 수 있도록, 행정이나 정치로부터 독립된 전문기구가 되도록 방패막이가 되어줄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얼마 전 어느 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은 자신을 임명한 도지사가 선거에 출마할 것을 대비해 동반 사퇴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그 이사장은 도지사의 측근 챙기기식 낙하산 임명으로 논란이 되었던 정치적 인물이었다. 잘 운영되던 재단이 출자·출연기관 경영평가에서 꼴찌를 기록, 재단 노조가 이사장에게 책임을 묻는 성명서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음악대 학장에 음악가가 오면 될 일이다.

그동안 지역 예술인들은 변변한 공연장, 전시장 하나 없이 남의집 살이를 했다. 울림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강당무대에서, 거리에서, 체육관에서 꾸역꾸역 공연을 하고 창작을 하고 전시를 했다. 

이제 전문적인 예술 공간이 탄생한다고 한다. 예술의 힘을 믿는 이들이 정책을 연구하고 만들어간다고 한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문화예술이 만들어갈 예측 불가능한 미래가 왜 이리 설레이는지 모를 일이다. 
 
지역을 사랑하는 시민과 예술가들이 많은 시흥이다. 시흥문화재단이 세계의 문화재단이 되지 말란 법이 어디 있는가.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또 예술가로서 의도에 맞는 기본에 충실한 문화재단의 탄생을 바라고 또 바란다.

▲글쓴이: 양시내/피아니스트
단국대학교 음악대학원 음악학 석사, 동 대학원 연주학 박사
시흥타임즈 문화예술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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