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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부모 싸움에 내 아이 마음 터진다"

[글: 채유병/시흥아동보호전문기관 아동학대조사팀장] 지난 1월, 초등학교 6학년 아이가 부모와 함께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친부는 술을 마신 상태였고, 친모가 친부의 음주를 말리는 과정에서 다툼이 발생해 결국 경찰이 출동하게 됐다. 

지난 3월에는 중학교 2학년 학생에게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학생의 가정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다툼으로 인해 고성과 폭언이 벌어지는 일이 빈번했다. 두 아동을 상담했을 당시, 아이들은‘내가 왜 이 집에서 태어났을까’하는 마음에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부부가 단순히 의견이 맞지 않아 갈등을 빚는 것을 넘어, 두 사례처럼 폭언이나 폭행이 오가는 것을 아이가 보거나 듣게 된다면, 이 또한 아동학대 중 정서학대에 해당한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사건에 대해서는 아동복지법 제27조의2에 근거하여 경찰통보를 받게 되어 있으며 서로 협조하여 아동학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동권리보장원에서 발간한 ‘2018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전체 아동학대사례 유형중 중복학대를 제외하고 정서학대가 5,862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아 더 무서운 정서학대는 치명적인 징후를 발생시킬 수 있다. 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신체적 징후로 발달지연 및 성장장애, 신체발달 저하가 나타날 수 있고 행동적 징후로는 ▲행동 장애(반사회적, 파괴적 행동장애) ▲신경성 기질 장애(놀이장애) ▲정신신경성 반응(히스테리, 강박, 공포), ▲언어 장애 ▲극단 및 과잉행동, 자살 시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아이에게 직접적으로 체벌을 하고 폭언이나 욕설을 해야만 아동학대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며 세상의 전부이다. 

아이는 부모가 싸우기 시작하면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세상이 흔들리는 공포를 느끼게 된다. 또한 마음에 깊은 상처가 생기고 부모의 폭력을 학습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어떻게 갈등을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

아동권리보장원에서 발간한 ‘2018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아동학대 신고 접수 건수는 36,417건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지난해 5월, 정부는 아동학대 대응 체계 개편을 위해 현재 민간에서 담당하는 아동학대 조사 기능을 공공에서 담당하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사례관리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민간에서는 사례 관리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시흥아동보호전문기관도 굿네이버스에서 개발한 ‘아동보호 통합지원 전문서비스’에 따라, 아동뿐만 아니라 가족에게 대상자별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사례 관리에 힘쓰고 있다. 

정부의 계획이 발표된 만큼, 공공에서 아동학대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아동학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되고 아동학대가 예방될 수 있었으면 한다. 이를 통해, 정서학대로 고통 받고 있는 아동의 어려움까지 세심하게 발견하여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가정들이 실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다. 모두가 힘겨운 시간이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갈등 상황에서 부부가, 부모로서 모범이 되는 모습으로 지혜롭게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서로 노력하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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