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경민] 2021년 12월 개방되기로 했던 은계호수공원은 1년 넘게 지연되었다가 2023년 2월 준공 전 극적으로 개방되었다.
상권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은계호수상인연합회는 은계호수공원 개방을 위해 시흥시 관련부서와 협의하여 공사를 계속적으로 지연시킨 LH공사에 수천건의 민원을 접수했다.
상인들의 극심한 경제적 피해로 인해 은계호수공원 개방을 촉구하는 민원에 대해 무책임이 지속되자 “공사지연으로 임금은 받으면서 일하지 않는 근로자들이 많아 생긴 것이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에 대해 근로자의 스케쥴을 공개하고, 감사하고, 상인들의 피해를 보상할 수 있는 법률자문을 요청”하는 민원을 국토부 감사과와 법무부에 제기하자 “공원개방을 빨리할 테니 해당 민원을 취하해 달라”는 전화가 왔다.
그리고 한 달 뒤인 2월 초 공원은 극적으로 개방되었다. 필자는 그 당시의 상황을 생생히 기억한다.
은계호수공원이 개방되고 임병택 시흥시장을 만나게 되었고 그 당시 시흥시장은 “어렵게 공원이 개방되었으니 은계호수공원 활성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후 시흥시청 여러 부서는 버스킹, 플리마켓, 영화제, 초대형 해로토로 설치 등 수많은 행사들을 개최하였다. 행사가 진행되는 날은 사람들이 몰렸다. 최근 개최된 초대형 해로토로 점등식에는 추산 3천여명이 모이는 큰 성과를 이룬 것도 맞다.
이제는 은계호수공원이 동네 공원이 아닌 시흥시의 문화플랫폼 같은 느낌을 받는다. 행사 때 모이는 많은 인파를 보고 이제 은계호수공원 상권은 장사가 엄청 잘 된다, 라는 말도 듣는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행사를 하는 주말에는 많은 인파가 몰리지만 행사가 없는 주중은 거리가 한산하다. 실제 주말과 주중의 매출차이는 극단적이다. 주말에 반짝한 매출로 매월 나오는 유지비용을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행사로 인한 매출의 영향은 행사장 근처 일부 구역일 뿐 전체상권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미비하다. 여러행사들이 개최되면서 공실이 채워져 활성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도 했지만 공실이 채워지는 속도는 느리다. 임대가 채워지는 것도 임대료가 대폭 내려가거나, 분양주가 버티지 못하고 직접 오픈하게 된 사례들이 많다.
여전히 은계호수공원 상권은 평균적으로 마이너스 상권이라는 것이다. 하나의 상권이 만들어지는 게 이렇게 힘이 드나 보다. 공원개방의 지연 시기부터 지금까지 버틴 상인들은 이제 많이 지쳐 있다. 희망을 갖고 힘을 내자고 하는 말도 쉽게 나오지 않는다.
여전히 은계호수공원 준공이 되어 있지 않다. 호수공원 메인 구간부터 산책길로 이어지는 곳곳이 미 준공 상태다. 이제 준공지연 2년이 되어 간다. 언제까지 LH탓만 할 것인가? LH를 설득하고, 압박하고, 아니 가서 LH 사장 멱살이라도 잡을 진짜 책임 있는 정치인은 한 명도 없는가?
올해 4월 개방하기로 한 은계호수공원 주차장은 여전히 개방되지 않아 길거리 주차로 인해 위험한 상황이고, 공원 안내판 하나 설치되어 있지 않다.
수 차례 시민들이 행사가 없는 평일에도 찾아올 수 있게 부족한 조명과 조형물 등의 설치를 요청했지만 아무것도 된 게 없다. 공원에 테이블이 부족하니 추가 설치를 조속히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준비중이라는 대답을 들은 지 몇 달이 지나가고 있다.
장사는 외줄타기다. 오늘이 잘되면 내일은 잘될까 걱정하고, 오늘 안되면 버틸 수는 있을까 걱정한다. 상인들은 하루를 버티는 사람들이다. 1년후면 잘 될 것이다. 2년후면 좋아질 것이다, 이런 말은 상인들에게 죽으라는 소리다. 중장기적 계획을 갖는 것 좋다.
그러나, 응급상황에 있는 환자는 조속한 조치를 통해 살려내야 하는 것 아닌가? 주말에 사람 많던데요. 앉을 자리가 없던 데요, 말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버티지 못하는 영업장들이 폐업하게 되는 도미노현상이 시작되는 순간 유령상권은 너무 쉽게 만들어진다.
지금 기본적으로 안 된 것부터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 긴장 속에 결과는 만들어진다. 상권을 살려달라.
글쓴이 :김경민은 현 아마츄어작업실 대표로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에서 커피학석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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