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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우리를 필요로 하는 곳에는 반드시 간다“

[인터뷰] 박영자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시흥지구협의회 회장

  

(시흥타임즈=홍성인 기자) 지난 해 전국을 강타한 메르스 사태. 모든 국민이 외출을 자제할 정도로 두려워했던 시간이었다. 시흥시민 역시 메르스에 대한 두려움으로 관련 소식에 촉각을 세울 때, 시 곳곳에서 메르스 대응과 관련된 봉사활동을 벌였던 단체가 있었다.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시흥시구협의회(회장 박영자).

 

그들은 자칫 자신들에게도 메르스에 노출될 수 있음을 알고 있음에도 '누군가는 나서야 한다'는 의지로 봉사활동에 전념했다. 다행히 봉사자들 중에서 메르스 환자는 나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들의 활동만큼은 박수받기에 충분한 부분이었다. 이러한 대한적십자사 봉사회의 활약을 알고 있는 시민은 몇이나 될까.

 

24일 시흥시 대야동에 위치한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사무실에서 만난 박영자 회장은 메르스 사태 당시 상황을 개인적인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당시 사회봉사 단체 중에서 우리만 활동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솔직히 그 병이 자칫 사람의 목숨까지 앗아갈수도 있는 것인데 누가 대응관련 봉사를 하고자 하겠나. 하지만, 우리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메르스 사태에 대응했던 것 같다."

 

박영자(65)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시흥지구협의회 회장은 지난해 2월 봉사회 회장에 취임한 후 지역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곳이 있으면 마다 않고 달려갔다.

 

사실 봉사회는 시로부터 어떠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다른 지역봉사 단체들이 조금씩은 시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시흥지구협의회는 중앙회의 지원 외에는 특별한 지원이 없는 실정이다.

 

"사람들이 왜 적십자 회비를 내야 하는가에 대해 의구심이 많다. 적십자 정신에 입각한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과거 정치적인 상황과 맞물린 상황에 조금은 회비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안 좋았던 것도 회비를 내지 않는 원인이 됐던 것 같다. 하지만, 그 회비를 통해 우리 사회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는 시흥시에서 적십자봉사회가 단체에 소속돼 활동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과거 한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했었지만 안 좋은 기억으로 인해 그 곳에서 나왔다고 한다.

 

"상당히 지역에서 유명한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봉사단체에 와서 활동을 하더라. 열심히 하는 모습에 좋기는 했는데 아마도 그 사람의 목적은 봉사가 아니라 정치권 출마가 목적이었던 것 같았다. 막상 선거철이 지나고 나니 그 단체를 나오지 않더라. 그 때 순수성 없는 단체에 대한 실망이 커 그 곳을 나왔다. 이후에 나름대로 봉사활동은 지속했는데 우연찮게 적십자 봉사회의 활동을 보고선 그 때부터 이 곳에서 활동하게 됐다."

 

현재 시흥시협의회 내에는 930여 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고, 상시 100여 명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 봉사활동을 꾸준하게 진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개개인별 상황에 따라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 있기에 상시 활동하는 인원 중에도 일부는 수시로 인원이 변경된다고 한다. 그럼에도 자신의 여건만 되면 나와서 적극적인 활동을 보인다고 전한다.

 

"봉사라는 것이 심적인 즐거움이 크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우리로 인해 잠시나마 웃음을 찾는다면 그 것만으로 만족하게 된다. 그런 부분 때문에 봉사활동을 끊지 못하는 것 같다. 가끔은 활동을 하면서 몸이 힘든 적도 있지만 조금만 컨디션을 찾으면 다시 활동을 하게되는 것도 그러한 심적인 만족 때문이 아닌가 한다."

 

박 회장은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부모와 형제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자란 덕인지 몰라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집에서 가끔 음식을 만들어 동네 어르신들에게 갖다 드릴 일이 있으면 나서서 전달했던 기억이 있다. 반갑게 맞아주는 동네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 본인 스스로도 즐거움을 찾았다고...

 

과거의 그런 기억들은 현재의 봉사활동으로 이어졌다. 나눔활동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인 즐거움이 적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다. 시흥에 오기 전 과천에서 나눔활동을 벌일 때는 솔직히 조용히 지내고 싶었다고 한다. 개인이 하는 일인데 굳이 사람들이 알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였다.

 

하지만, 나눔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으로 인해 조금은 더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제도적인 문제로 인해 지원을 받아야 할 소외계층들이 제대로 된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부분을 느꼈기 때문이다.

 

"정말 가보면 어떻게 저런 곳에서 생활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어려운 노부부가 있는데 단순히 자식들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지원을 못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안타까웠다. 솔직히 수급자로 지원받는 이들은 어쩌면 그들에 비하면 괜찮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발굴되지 못한 어려운 사람들은 방법을 몰라, 아니면 제도적인 문제로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을 발굴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라 생각하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그는 올 하반기에도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김치 담그기, 다문화가족 결혼식, 효잔치 등 구상하는 것은 많다. 하지만, 그런 구상도 어느 정도 예산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구상으로 그칠지 아니면 실행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적십자 봉사회 회원들을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라고 칭한다.

 

어느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이지만 자신들의 일에 대해 사명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다고 느끼고 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시흥시민들이 적십자 봉사회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이야기했다.

 

"우리나라의 적십자 역사는 고종황제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랜 기간동안 함께 해왔던 단체이다. 이들의 정신을 계승함과 동시에 지역사회를 따뜻하고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생각이다. 그러한 모습들이 더 활발하고 지속적으로 이어지려면 시민들의 응원도 필요하다. 앞으로 많은 관심 가져달라."

 

지금보다 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그들의 모습. 그들은 분명 이 시대의 진정한 주인공이다.

<본 기사는 시흥의 소리와 공동으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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