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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인터뷰] “치유의 힘 가진 ‘동요’ 다시 불려야”…서울동부교육지원청 교육장 김애경

어린이날 선포 100주년 특집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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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타임즈=박경애 문화예술전문 객원기자] 올해는 어린이날 선포 100주년이 되는 해다. 소파 방정환 선생이 1922년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선포한 이후 어린이를 위해 펼친 중심 분야였던 '동요' 또한 100살이 되어간다. 

동요는 어린이를 위하여 동심을 바탕으로 지은 노래다. 어린이들은 동요를 부르며 싱그러운 꿈을 꾸고 어른들은 동요를 통해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동심은 주로 어렸을 때 오감을 통해 겪은 감성들로 형성되지만 어른이 돼서 살아가는데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때로 세파에 시달릴 때 치유의 힘이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동요는 어쩌면 어린 시절보다도 그 시절이 아득히 지난 어느 날의 나를 다독여줄 노래일지도 모른다.

평생 교육자의 길을 걸어오는 동시에 동요발전을 위해 쉼 없이 노력해온 서울동부교육지원청 교육장 김애경 동요작곡가를 만났다. 

봄 햇살을 받은 수선화가 반갑게 맞이해주던 그곳은 그녀의 동요 작곡가로서의 일대기가 소중히 보관되어있는 보물창고 같은 공간이었다. 각종 대회의 상장들과 오랜 사진들을 둘러보며 자리에 앉기도 전에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는 동요에 관련된 일화와 그 시절의 추억들을 나누며 필자 역시 초등학교 시절이 상기되었다.

“봉천초에 교사로 재임 시절 쉬는 시간마다 아이들이 ‘비 내리는 호남선~~~’을 열창하고 다니는거에요. 그걸 보고 얼마나 안타까운지 요즘도 트로트, K-POP등 물론 국위 선양에 도움을 주고 긍정적인 부분도 바라봐야겠지만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에게 맞는 옷이 있는 것 이거든요, 어른의 옷은 우리 아이들의 정서에 적합하지 않다고 봐요. 그래서 저는 6개 학년 10개 반에 직접 악보를 만들어 각반의 명수를 일일이 세가며 배분하고 아침마다 틀어줬어요. 일 년이면 50곡정도가 되는데 ‘노래는 내 친구 50곡’을 책으로 만들고 매년 학교동요대회 개최했었죠. 그러면 아이들이 최소한 50곡의 동요는 알게 되는 거죠”

봉천초뿐 아니라 그녀가 가는 곳에는 항상 동요가 울려 퍼졌고 중창단과 합창단이 만들어졌으며 아이들의 노랫소리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지금은 왜 아이들이 동요를 부르지 않는 걸까요? 라는 질문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나온 대답은 “아이들에게 부를 수 있는 기회를 줘도 안 부를 까요? 공영매체들이 아이들이 동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고 있다고 봐요. 기회를 안주고 있지요. 미스트롯 처럼 해봐요. 1회로 그치는 게 아니라 계속적으로 노출을 하고 많은 시간을 할애 해봐요. 아이들은 솜이 물을 빨아들이듯이 흡수하고 정말 좋아한다는 것은 제가 산증인입니다. 어른들이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뿐이에요” 

1920년대 동요가 탄생된 이후 황금기도 있었고 암흑기도 있었다. 60년대 산업화가 되면서는 가요, 팝, CM송등의 등장으로 어린이들에게 자극적인 영향을 미쳐 전성기를 맞이하는 듯 했던 동요의 위기가 대두되었으며 1980년대에는 상업적인 물결이 거세지면서 동요계가 큰 위기의식을 갖게 되었다. 

이때 돌파구로서 등장한 것이 <방송창작동요대회>였다. 1983년 MBC에서 제1회 창작동요대회를 시작으로 KBS, EBS도 창작동요를 방영하고 보급함으로써 동요의 큰 전환기이자 새로운 흐름으로서의 큰 역할을 했던것이다.

그 당시 창작동요대회는 초창기부터 활성화 되었었나요? 
“처음부터 활성화가 되었던 이유가 mbc 창작동요제를 마치고 나면 대상부터 해서 입상한 노래들을 다 영상으로 제작해서 매일 저녁 6시전 그러니까 하교 후 집에 와서 딱 밥 먹기 전에 한곡씩 틀어 줬어요. 라디오에서도 매주 한곡씩 돌아가면서 본선곡들을 다 틀어줬었구요. 그러니 엄마, 아빠, 할아버지, 온 국민들이 그 노래를 다 알게 되는 거지요. 그때는 방송국 자체에서 어린이 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도로 노력을 많이 했어요.”

방송사는 공영매체로서 단지 동요대회라는 퍼포먼스에만 그치지 않고 후속적으로 그 노래들이 삶에 곳곳에서 불릴 수 있도록 보급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후 각 방송사들은 광고료로 직결되는 시청률 지상주의로 거의 모든 어린이 프로그램이 잇따라 폐지하면서 아쉽게도 창작동요대회의 선두주자였던 MBC 창작동요대회는 2010년 28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현재는 매년 열리는 KBS 창작동요대회와 추석 연휴 때 열리는 국립국악원주최 <국악동요제> 그리고 <누가누가 잘하나>가 동요프로그램으로서는 유일하다. 

위기의 순간들을 잘 버텨오며 100살이 된 우리 동요가 다시 암흑기를 맞이하고 있다. 과연 어린이들이 남녀 간의 애정 관계나, 이별, 배신, 고독이 주 내용인 가요를 부르며 어떤 감성을 기를 수 있을까? 어린이들이 더이상 동요를 부르지 않는 것에 대한 책임은 아이들에게만 돌릴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위기의식을 가지고 아이들의 노래를 돌려주어야 할 때이다. 

올해 시흥시에서 환경에 관한 창작동요제가 열린다고 하는데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시흥하면 환경과 관련해서 떠오르는 게 있잖아요. 시화호... 시화호의 그 죽어가는 호수를 살린 기적의 행정과 노력들을 시흥시민과 함께 한거잖아요. 그것을 해냈기 때문에 의미 있는 이 지역에서 환경을 외친다는 것은 접목이 되고 습지나 생태환경이 좋기 때문에 굉장히 상징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이 시기적으로도 좋은 게 세계탄소중립국선포, 또 빙하가 녹는 문제 등 지금 생태환경교육이 주 테마가 되고 많이 강조되고 있는 시점이라 더 의미가 있고 여기서 만들어진 노래들이 앞으로는 교과서에도 수록되고 하는 그런 좋은 기회들이 될 수 도 있다고 봐요.”

그러면서 중앙에서의 동요프로그램들은 축소되었지만 지방분권화로 지역에서 열리는 다양한 테마의 동요제들이 활성화 된 것은 다행인 일이라고 했다. 

이에 발맞추어 시흥시가 ‘환경‘이라는 현시대에 가장 중대한 주제를 가지고 어린이문화의 창작과 보급에 앞장선다는 것을 환영하며 바텀업 방식으로 중앙에까지 영향을 끼쳐 다시 전국으로 펴져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동요는 왜 필요한 걸까요? 라고 물었다.
“우리 어릴 때 엄마가 화장한걸 보면 예뻐서 하고 싶잖아요. 남자아이들은 아빠 양복입고 구두 신고 그러고 싶잖아요. 한번입고 해보면 멋있어 보이는 것 같고 좋은데 그걸 입고 놀이를 하거나 활동을 하다보면 엄청 불편하죠. 엄마 따라 화장했지만 왠지 갑갑하고 이상하고 불편하단 말이에요. 우리아이들이 어른들을 흉내 내고 어른들의 문화에 젖어있으면 결국은 그게 아이들의 정서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거죠” 

“저의 제자 아이가 미국에 유학을 갔는데 너무 힘들 때마다 선생님 노래를 듣는다고 메일이 와요. ‘우리 그렇게 살자’라는 노래인데요. 이 노래를 듣고 나면 어린 시절이 생각나고 눈물 한번 흘리고 나면 마음이 정화돼서 새로운 힘이 생긴대요. 동요는 이런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동요 속에서 살았던 그 감성과 노랫말을 통해서 얻은 아름다운 심성은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살면서 힘들 때, 어려울 때, 위기가 있을 때 상처가 있을 때, 치유의 힘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어린이 문화는 절대 소홀해서는 안 되는 것이죠”

또한 환경창작동요에 대한 필요성에 대하여 “더군다나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의 환경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하는데 지금 발전이 아니라 살 수도 없는 숨도 못 쉬는 환경이 되어가고 있는 거잖아요. 그러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에게 아름다운강산과 자연을 물려줄 수 있는 의식과 실천을 함께 주어야 하는데 환경창작동요제가 이 두 가지 역할을 다 가지고 있다고 보는 거죠. 어린이의 아름다운 심성 문화를 만들어주는 역할, 또 하나는 생태환경을 보호 유지해서 아름다운환경에서 살 수 있게 해주는 역할,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것이 환경창작동요제라고 생각해요” 

대화의 시간이 지속 될 수록 동요를 향한 그 마음이 마치 그녀의 사명처럼 느껴졌다. 어린이날 선포 100주년을 맞이하여 다음 세대를 위해 물려줘야 할 것은 무엇일까? 점점 더 각박해 지는 환경 속에서 어린 시절 불렀던 동심을 떠올릴 수 있는 노래 한 자락이 살아가는 힘이 될 수 있다. 

이제라도 아이들에게 맞는 노래를 돌려주어야 한다.

우리 그렇게 살자


-박수진 작사, 김애경 작곡-


‘친구야 너는 보았니 살랑대는 초록바람

그건 그건 숲속에 사는 요정들이 추는 춤이야 

눈비비고 살펴보면 신기한 것 또하나 있지

풀꽃들이 향기롭게 초롱초롱 피는 것은

밤새도록 별을보며 꿈을 꾸기 때문이래

우리 우리 그렇게 살자

바람처럼 풀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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