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시흥 배곧신도시 중심부를 관통하는 초고압 송전선 설치를 두고 다시금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 문제로 주민들은 시위를 벌이며 반대했습니다. 그리고 시흥시도 반대 입장을 밝히고 현재 한전과 소송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잠시 조용하던 이 문제는 한전이 “올바른 정보 전달과 사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설명회를 하겠다”고 나서면서 재점화 됐습니다.
사실, 한전의 초고압 송전선 설치 문제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상태입니다.
한전은 이런 민감한 시설의 설치 계획이 수립되고 지난해 이를 위한 절차를 은밀히 진행하면서 주민들에게 사전 설명 한번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주민들이 반대 시위 등을 벌이며 입장을 분명히 한 현재에 와서 설명회를 열겠다 하니, 주민들로썬 앞뒤가 바뀐, 납득가지 않는 수순입니다.
이 일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의혹들이 제기 되었고 한전이 설명회를 열겠다고 한 지난 8일, 주민들은 다시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며 결국 설명회를 무산 시켰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선 “국책사업이라 막을 수 없다. 제대로 알고 반대해야하지 않느냐” 고 했다가 주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기도 했습니다. 이제 와서 어떠한 이유로 사업설명회를 한다는 것도 웃기지만, “막을 수 없다. 알고 반대해야하지 않느냐”는 논리는 “이미 포기했다”거나, “주민들이 잘 몰라서 그런다” 란 뜻으로 오해되기 충분했습니다.
고압 송전선 전자파 유해성에 대한 한전의 입장과 주민들의 우려가 평행선인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것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같은 연구를 두고도 다른 결과가 도출되는 불확실성에서 주민들은 극도의 불안함을 느낍니다.
그렇다면, 정부와 한전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사전주의원칙(precautionary principle)을 따라야 할 것입니다.
일찍이 스웨덴 등 선진국들은 비록 과학적으로 확실히 증명이 되지 않더라도 국민건강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사전주의원칙을 따르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언제까지 확실치는 않으나 괜찮다는 말로 누군가의 잠재적 희생을 강요할 셈입니까.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정부는 후진적 처사에만 머물지 말고 이 원칙을 실행해야 합니다.
아울러 한전은 송전선 설치가 안 되면 전력수급과 기업유치 등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협박과도 같은 논리를 운운하지 말고 환경과 인권, 건강이 우선시 되는 시대정신을 읽어 책임 있는 기관으로써 주민 요구에 부합하는 미래적 지향적이고도 항구적인 대책을 새로 수립하여 전력 공급에 나서길 재차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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