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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편집실에서] "거북섬도 '퍼플섬'처럼..."

[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노인들만 남아있던 쓸쓸한 외딴섬, 전남 신안 반월‧박지도. 

현재 이곳은 지붕과 담벼락을 비롯해 식당‧정자‧공중전화부스‧펜션‧카페 등등 모든 것이 보라색이다. 심지어 도로 분리대와 분리수거 박스까지도 보라색으로 덮혀 있어 일명 ‘퍼플섬’이라 부른다. 편의점 하나 없었던 이곳에 지난 4년간 관광객 150만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조성 당시 인구 120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이었지만 동네를 살려보자는 절박함으로 실행한 과감한 프로젝트가 동네뿐 아니라 인근 지역을 모두 살려내고 있다. 이제는 국내를 넘어 세계가 주목하고 전남 신안 최대 명물로 거듭난 ‘퍼플섬’. 

지난 2021년 미국 뉴스 채널 CNN은 퍼플섬을 이렇게 소개했다. “보라색에 올인해 인스타그램 명소로 탈바꿈했으며, 사진작가에게는 꿈같은 섬이다”

이런 사례를 보며 시화호와 거북섬 살리기에 안감힘을 쓰고 있는 시흥시는 어떤지 생각해본다. 

환경오염을 극복하고 죽음의 호수에서 생명의 호수로 탈바꿈한 시화호, 그리고 그 위에 지어진 거북섬. 

밤길, 시화호 거북섬으로 향했다. 그런데 어느 곳으로 가야 거북섬이 나오는지 선명하게 알려주는 표식이 없다. 또 거북섬 안으로 들어와도 이곳의 테마가 해양레저관광의 메카인지, 환경의 메카인지 알 수 없는 정적만 흐른다. 

사실 시화호 거북섬과 관련한 르포를 쓰려고 며칠을 돌아다녔다. 그런데 포기했다. 있는대로 쓰자니 이곳 주민들에게 너무 참혹한 글이 될 것 같아서. 

시흥시는 올 한 해 시화호 30주년을 맞아 각종 행사를 열어 환경적 측면을 부각시키고 거북섬 활성화에도 나선다고 했다. 환경은 중요한 아젠다임엔 틀림없고 시화호만한 살아있는 교육적 자료도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것을 어떻게 풀어낼지는 ‘글쎄’다. 올해 펼쳐지는 행사성 이벤트는 반짝 효과는 있겠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해 보인다. 

우리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시화호와 거북섬 활성화의 기본이 되는 유동인구 유인책에 대한 부분을 먼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행사가 없더라도 그곳에 가고 싶은 시그니처와 욕구를 만들어 내야하고 교육적 측면에서 ‘환경’하면 시화호에 가봐야 한다는 틀을 짜야한다. 

물론 시화호와 거북섬을 살리기 위한 시흥시의 좋은 아이디어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과감함과 협동력이다. 그런데 시흥시가 추진하는 정책들을 살펴보면 부서별로 파편적으로 나열된 이벤트만 있을 뿐 중심을 이루는 과감한 무엇인가가 보이지 않는다. 

퍼플섬이 뜰 수 있었던 건 아이디어가 많아서가 아니라, 선택하고 집중하는 가운데 과감하게 도전하고 절박하게 단결한 민·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올해 시화호와 거북섬이 혈세 낭비의 장이 되지 않고, 시흥의 미래 먹거리 창출과 경제 발전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각 부서가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표지판 등 사소한 유인책이라도 기본부터 챙기며 출발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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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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