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가 대한민국을 바이오인력 양성 허브로 단독 선정했다. 정부도 미래차와 바이오, 시스템반도체를 신산업 빅3로 명명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한 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선 상태다.
이런 배경 속에 시흥시는 최근 바이오 산업을 도시 성장의 핵심으로 보고 이를 유치·육성 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생”이나 “생물”을 의미하는 바이오는 크게 보건의료(레드), 농림축수산·식품(그린), 산업·해양, 환경(화이트)으로 나뉘는데 먹고 마시고 병을 고치는 등 우리가 살아는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기술이다.
특히 코로나 펜데믹을 겪으면서 백신 등 의료바이오 분야에 대한 가치는 더 커졌고, 언제 닥칠지 모르는 사태에 대비해 우리도 이를 연구하고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시급해진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가 세계적인 바이오 산업이 있는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의 기술력을 넘어 경제성과 시장성을 갖추는 일은, 1969년 미국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이후 50년이 지나 우리도 이제는 달에 착륙해야겠다고 나서는 일 만큼이나 격차가 벌어진 일 일 수 있다.
그럼에도 지금 달리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함도 있다. 언제까지 외국의 기술에만 의존할 수도 없는 일이다. 미래 먹거리와 바이오 주권을 위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바이오 산업의 성장세는 무섭다. 이중 제약 바이오는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의 규모를 크게 넘어섰다. 전 세계 제약시장의 규모는 1.3조 달러로 자동차 0.5조, 반도체 0.7조를 합친 것보다도 큰 규모다.
국내 바이오 산업도 생산, 수출입, 인력, 투자 등 모든면에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최근 5년간 생산 규모만 보더라도 연평균 19.9%씩 성장했다.
이쯤에서, 시흥은 이런 거대한 바이오 산업을 키워나갈 최적지라 평가하고 싶다.
바이오 산업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연구역량이 충분한 학교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생산할 제조 시설, 즉 기업이 필요하다. 또 제품을 임상하고 적용할 병원도 필수적이다.
시흥시는 서울대 시흥캠퍼스와 시화산단·배곧경제자유구역, 서울대 시흥병원의 삼각구도가 확정된 도시다. 따라서 시작만 하면 어느 지역보다 바이오 산업을 육성시킬 토대가 좋다.
지리적 여건도 서울과 인천국제공항이 가깝고, 바이오 산업체들이 입주해 있는 송도와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다. 수도권에 위치한 경기도 시흥과 인천 송도가 잘 연계된다면 아시아를 대표하는 바이오 클러스터로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은 충분하다.
얼마 전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인 이현숙 연구처장은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캠퍼스를 시흥시가 유치하게 되면, 글로벌 바이오 기업 유치 등 투자가 이어지고, 지역의 인재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대학의 기업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케임브리지 현상’처럼 ‘시흥 현상’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지금은 요원해 보이는 꿈일 수 있다. 하지만, 미래는 도전하는 자의 것이다.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삼성이 소니를 넘어서고, 우리 반도체가 세계를 제패하는 모습을.
사실, 지자체는 가만히만 있어도 할 일이 많다. 기존의 행정적 관리만 잘하려고 해도 손이 모자란다는 소리다. 그러나 벅찬 현실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모습은 박수 쳐줘야 한다.
시민과 합심하여 만들어질 10년 후, 20년 후 시흥의 모습은 어떨까. 천혜 자연환경 속에 자리 잡은 세계적 바이오 클러스터가 지역과 국가를 먹여 살리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우리도 가보자. 달나라로. 바이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