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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편집실에서] 돌아가라. 여기에 사람이 산다.

[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세계보건기구는 고압 송전선에서 생기는 극저주파를 ‘인체 발암 가능 물질’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고압 송전선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국내, 해외 연구 자료는 차고 넘치고, 인간뿐 아니라 모든 생물의 생육에 미치는 악영향 또한 수없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전기, 꼭 필요한 공공재임엔 틀림없습니다. 국민들은 이러한 전기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인해 누군가가 지속적으로 피해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 당사자의 심정은 어떨까요.

그것도 수많은 시민들이 피해의 당사자라면 말입니다. 

시흥시가 바로 그렇습니다. 영흥도 화력 발전소를 통해 발생한 전력은 거대한 송전탑에 걸려 시화호를 지나 정왕동 신시흥 변전소까지 이어지고 여기서 다시 서울, 부천, 안양 등 타지역으로 흐릅니다. 

수십만 볼트의 송전선이 시흥시를 남북으로, 동서로 관통하면서 이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수십년간 알게 모르게 피해를 입어왔습니다. 

이미 놓인 송전탑을 어찌할 수 없어서 차선책으로 지중화해달라는 요구도 수없이 해봤습니다. 그러나 한전은 묵묵부답 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34만 5천볼트의 초고압 송전선이 정왕동과 배곧신도시의 지하를 관통해 인천 송도로 이어진다는 고압선 지중화 계획이 새로이 밝혀져 동네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주민들은 이러한 상황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한전은 이를 위한 환경영향평가와 지반조사, 지하안전영향평가 등을 착착 진행하고 있었고 현재는 설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뒤늦게 사실을 파악한 시흥시는 주민들이 배제된 사업 강행에 대해 원칙적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나섰습니다. 

고압선을 지중화하면 여기서 나오는 전자파 중 전기파는 어느 정도 차단되지만, 발암물질인 자기파는 차폐시설을 완벽히 갖추지 않는 한 묻는다고 차단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실험이나 보도를 통해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지중화한 지역의 전자파도 상당하다는 것과 그로 인해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높은 전자파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암울한 현실입니다. 

세계보건기구가 암이나 백혈병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 기준은 2에서 4미리 가우스로 한전에서 괜찮다고 설명하는 기준인 833미리 가우스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입니다. 

따라서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은 새로운 전자파 관련 시설이나 고압 송전선로를 설치할 때 사람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나 민감한 시설을 우회해서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한전은 이러한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 것입니다. 그런 한전이 이미 수십년간 송전탑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시흥에서 또다시 신도시의 중앙을 가로질러 고압선을 깔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왜 수만명이 거주하는 주거지의 한복판을 가로 지르려 하는 것입니까. 비용이 더 들더라도 사람이 없는 곳으로 돌아가십시오. 

우리 국민은 국가가 위기에 처한때 아이의 돌반지까지 빼다 내놓았고, 소방차가 멈출까봐 자신이 가진 요소수를 소방서 앞에 몰래 놔두고 오는 그런 국민들입니다. 국가가 살아야 국민도 산다고 생각한 그 애국심으로 지금의 대한민국이 세계에 우뚝선 것입니다.

그런 국민들에게 국가는 무엇을 해줘야 합니까. 

호화스러운 동네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위험한 것은 막아주고 주민들이 좀 더 건강하고 쾌적하게 살 수 있도록 그렇게만 해달라는 것입니다. 

정부와 한전에게 촉구합니다. 현재 시흥시 지상에 있는 고압 송전선은 차폐시설을 완벽히 갖추어 지중화해주시고, 신도시를 관통할 계획인 고압선은 사람들이 살지 않는 곳으로 우회토록 해주십시오. 

“여기에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기사는 팩트, 논평은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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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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