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군 복무를 하던 시절, 가장 긴장되던 시간이 저녁 점호 시간이었습니다. 힘든 일과를 마치고 빨래를 하고, 군화를 닦고, 내외부를 청소했는데, 그 검열이 얼마나 까다로웠는지, 흰 장갑을 낀 일직 사관이 다가오는 발소리만 들어도 떨리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이런게 군 전투력과 무슨 상관이 있냐고 불만을 토로했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니, 그렇게 하는데엔 다 이유가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군대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회엔 기초와 기본이라는 게 있습니다. 기본 질서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는 군대가 전투에 나가 일사불란하게 싸울리 없습니다. 또 그런 군대가 이겼다는 소리를 들어보지도 못했습니다.
기본이 중요한 이유는 작은 것 하나에도 최선을 다하는 충실한 기본기가 있어야 응용이 발휘되기 때문일 겁니다. 아무리 천재적 자질을 타고났다 하더라도 기본이 없다면 그 역량을 펼칠 수 없습니다.
시 행정 또한 그러합니다. 최근 저희는 전철역 근처에 널부러져 있는 자전거와 킥보드 등 보행권을 방해하는 이동 수단들에 대한 깔끔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했습니다.
또 공원 주차장에 1년 넘게 방치되어 있는 시 관용차량과 자전거 도로 전 구간에 떡하니 박혀 있는 가로등의 문제 등을 보도했습니다.
어디 이뿐이겠습니까? 행정 서류를 들여다보지 않고 거리만 나서도 일일이 지적할 수 없는 일들이 태산 같습니다.
모두 시흥시가 기본 중에 기본을 지키지 않아 벌어진 일들입니다.
전철역 근처에 방치된 자전거 등을 보도한 기자는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큰 문제로 이어진다는 ‘깨진 유리창의 이론’을 들어 현장을 설명했습니다.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옆집 유리창도 반드시 또 깨집니다. 동네가 무질서하게 바뀌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는 방관자적 태도와 무사안일주의, 그리고 복지부동에서 생겨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모두의 불행을 초래합니다.
행정의 존재 이유는 시민의 행복과 공익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의 상태는 기본을 무시하고 공익 보단 자신들의 생활에 안주하면서 복지부동한, 긴장감 전혀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시민 의식을 올려야 한다”, “선의에 맡겨야 한다”는 말은 시민의 사무를 위임받은 행정이 먼저 할 소리는 아닙니다.
언론 등 시민 구성원들이 매일 같이 지적하는 부분들이 행정 각 부서에 제대로 전달은 되는지, 아니면 들어도 못 들은 척 눈 감고 있는 것인지 답답합니다.
50만 대도시가 되고 공무원 수가 2배로 늘어나면 무엇합니까. 기본적인 행정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무슨 큰일을 도모할 수 있습니까.
로맨스에 빠져 무슨 착각들을 하고 있는 것인지, 왜 행정이 존재하는지, 본인들의 사명이 무엇인지, 시장 이하 각 관계 공무원들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단언컨대, 시흥시가 주창하는 '시민이 행복한 시흥시'는 기본부터 챙기다 보면 저절로 이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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