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지난 10일 저녁, 시흥시 능곡, 장현 일대를 가로질러 서해로 빠지는 도심 속 하천인 장현천에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수달’이 나타났습니다.
어둠이 내린 저녁 하천변을 산책하던 시민들에 의해 목격된 수달은 열심히 물고기를 잡다가 인적에 놀라 달아났습니다.
시민의 휴대폰으로 촬영된 생생한 영상은 반가움과 놀라움 자체였습니다.
수달은 야행성이라 사람을 피해 주로 밤에 먹이활동을 하는데 장현천에 물고기 등이 풍부해지자 도심 속 하천인 이곳까지 활동반경을 넓힌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는 이 수달이 어디서 왔고, 어디에 사는지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단지 아파트 개발로 몸살을 앓던 시흥 도심 속 하천이 전보다는 깨끗해졌고, 그로 인해 생태계가 살아나면서 이들도 우리 곁에 모습을 드러냈을 것이란 추측입니다.
혹자는 본래 그들이 있던 자리를 인간이 빼앗았고, 그들이 다시 자기의 영역으로 돌아온 것에 불과하다고 역설합니다.
여하튼, 생태계가 다시 살아나 그들이 찾아왔다는 건 분명합니다.
수달뿐 아니라 시흥에는 세계적으로 2400여 마리만 남았다는 멸종위기 저어새가 찾아오고 멸종위기 2급 맹꽁이, 대모잠자리, 붉은발말똥개 등 귀한 생명들도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흥은 그간 수도권에 불어온 개발압력으로 곳곳에 택지가 개발되고 파헤쳐 지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럼에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은 시 전체 면적의 약 63%로 경기도에서 5번째로 넓습니다. 인근 도시보다 개발이 더디다는 불평과 개발압력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간 그린벨트를 파헤친 대규모 개발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개체가 늘어난 종(種)이자 최상위 포식자인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만을 위한 개발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로 인해 다양한 많은 종들이 사라졌고 다시는 회복하여 보기 힘든, 자료로만 봐야 하는 생물들도 많아졌습니다.
어쩌면 우리보다 더 오랜 시간 이곳에서 살아왔을 생물들에게 ‘멸종위기종’ 이라는 꼬리표를 붙인게 못내 미안합니다.
어렵게 살아남은 멸종위기 수달이 다시 찾아온 이즈음에서 시흥의 개발과 보존의 방향이 어느 곳을 향해야 하는가 함께 고민해봤으면 합니다.
이미 많은 자연과 종들이 역사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다음은 무엇일까요. 그 훼손된 자연은 분명 인간을 노릴 것이고 이것은 기후 위기라는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흥에선 앞으로 광명시흥, 거모, 하중, 매화 등 대규모 택지 개발이 여러 곳에서 실행될 것입니다.
개발에 앞서 자연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먼저 고민하고 실행하는 원칙이 더 확고해지길, 그래서 30여 년 전 시화호와 같은 인간의 오판과 실수가 반복되지 않길, 더 늦기 전에 우리가 그 표식을 확고히 남겨 후대로 이어지길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