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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편집실에서] “시흥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시흥시를 보면 도시계획이 참으로 엉망이라는 것을 느낀다. 시의 도심들이 군데군데 떨어진 오래된 취락형태에서 발달한 탓도 있지만, 시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시계획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지 못한 탓이 더 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시흥시엔 3천여채가 넘는 축사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과거, 허가 요건만 맞으면 무조건 축사 허가를 내줬고 이는 현재에 와서 많은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축사는 말 그대로 가축을 기르는 곳이다. 하지만 소유주들은 축사를 지어 영세 공장으로 임대를 놓기에 바쁘다. 관내 축사의 95%가 공장으로 불법 전용되었음이 이를 증명한다.

어쩌면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가축을 기르는 것보다 공장으로 세를 놓아 얻는 이득이 더 크기도 하고, 더 아이러니 한 것은 축사가 지어진 대부분이 가축사육제한구역으로 가축을 기를 수 없는 곳이란 것이다.

축사 소유자들은 시가 불법 단속에 나서면, 가축을 기르지도 못하게 하면서 왜 공장으로 전용도 하지 못하게 하냐고 하소연한다. 

당시 축산업 개방과 환경법의 강화로 가축을 기르지 못할 것 이란 게 충분히 예측되었음에도 선심성 정책으로 또는 장기적인 계획 없이 그때그때 넘어간 것이 ‘축사형 공장’ 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냈다.

또 그린벨트의 취락을 우선해제 시켜, 주거지역으로 변경한 우선해제지역과 이축권으로 건축이 가능하도록 만든 취락지구도 마찬가지다. 

우선해제지역의 경우 관내에 38개소가 있다. 면적만 2,358,937㎡(71만3578평)에 이른다. 이들 지역은 모두 주거지역이다. 하지만 우선해제지역 단 한곳에서도 주택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이 샌드위치판넬로 건축한 영세 공장들로 그린벨트를 해제한 취지와 관계없이 난립해 있다. 

이 역시도 축사가 공장으로 전용된 사례와 비슷한 이유를 갖고 있다. 실제로 우선해제 된 주거지역 한 구역을 조사한 결과 근생 공장 20곳 중 17곳이 임대로 운영되고 있었다. 실제 소유주는 주택을 짓기보단 공장을 지어 임대료를 받는 투자처로 활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된 데에는 시흥시의 근시안적인 대처가 한 몫 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시흥시는 지금까지 장기적인 도시의 미래를 예측을 하지도, 대비 하지도 못하고 있다. 

오히려 지금은 주객이 전도되어 말이 주거지지 실제 공단으로 바뀌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울산 다음으로 시흥에 공장이 많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닌 것이다. 

최근 은계지구 자족시설에 들어선 영세 공장들의 문제도 앞서 언급한 축사나 우선해제지역의 수순을 밟지 않으리라고 단언할 수 없다.

일명 ‘까방권(까임방지권)’이라고 불리는 거의 모든 용도가 허용되는 준주거지역을 앞세워 공장들이 밀고 들어오는 것이 매우 불안하다. 

은계지구를 비롯한 신도시 자족시설 역시 앞으로 벌어질 상황을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 할 때가 빠를 때일 수 있다. 시흥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문제가 불거진 지금이라도 시흥시의 도시계획이 지향하고 있는 쾌적하고 살기 좋은 주거지로 발전할 수 있도록 더 이상의 주거지 손상은 막아야한다.

그리고 덧붙인다면, 시흥시는 시화공단과 반월공단 등이 매우 가깝고, 최근 들어선 매화공단도 관내에 위치하고 있다. 공단엔 빈 공장도 늘어나고 있다. 이미 직주근접형 도시형태로 공장이 더 많아져야 한다거나 더 가까워져야 한다는 주장은 이유 없다.

한 걸음 물러서면 다음은 열 걸음, 그 다음은 백 걸음을 물러서야 한다. 은계, 목감, 장현, 배곧 등 신도시가 그린벨트 축사나 우선해제지역 처럼 악순환을 밟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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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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