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민주주의의 실현은 참으로 시끄럽고, 힘든 과정이다. 민주주의에 핵심 중 하나는 ‘반대’할 수 있는 자유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는 지난 암울했던 역사에서 이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견해나 추진하는 정책에 반대 의견이 나오면 짜증내고 싫어하는 것은 그저 불편한 것을 방어하려 하는 인간의 본성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 유튜브로 생중계된 시흥시의회 임시회가 화제가 되었다. 밤 늦게까지 이어진 회의에서 의회는 시 집행부가 제출한 조직개편안(2국 9과 증설)에 제동을 걸었다.
의회는 외국인주민과 등 두 개 부서의 신설이 '시기상조'라는 이유 등을 들어 반대, 결국 2국 7과로 축소 개편을 앞두고 있다.
그간 시 집행부의 조직개편이나 인사와 관련하여 시 의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온 적은 드물다.
그래서일까, 시 집행부는 “월권 아니냐”며 “당혹스럽다”는 의견을 보였다. 하지만 문제를 가만히 놓고 보면 의회의 반대가 본질적으로 크게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다. 의원이 지적하는 부분이 지적할 만한 ‘공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민주주의는 좀 불편하더라도 의견의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것이 의회의 존재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시 집행부가 제출한 의견이 당연히 통과 되리라는 믿음은 좋지 않다. 어느 부분에서든 반대가 있을 수 있고 그것을 논리적으로 어떻게 설득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집행부는 치밀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월드워Z’ 라는 영화를 보면 이스라엘의 의사결정 시스템이 잠깐 나온다.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는 10명이 있는 기구에서 설사 9명이 ‘동의’하더라고 마지막 열 번째 사람은 의무적으로 다른 의견을 제시해 ‘반대’ 해야 한다는 이른바 'The Tenth Man'이다.
모두가 동의하는 순간이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는 뼈아픈 교훈을 얻은 이스라엘이 만든 ‘의무적 반대’ 제도다.
공무원이 보는 시각과 시민이 보는 시각, 그리고 의원이 보는 시각은 엄연히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반대는 있을 수 있고 그 반대로 말미암아 더 단단하게 계획을 세우고 더 좋은 정책을 펼칠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반대가 또 있을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반대하는 사람도 합리적 논리를 갖춘 '본질적'인 문제제기와 지성인에 걸 맞는 교양 있는 단어로 지적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올바른 지적이라 하더라도 감정적으로 거칠거나 인격 모독적인 언행은 결국 본질을 호도시켜 “이유 없이 반대만 일삼는 자” 또는 “저 인간 왜 저래”가 돼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동의하는 순간이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상호간에 이를 대하는 태도를 바꿔야한다.
“설득하고, 목소리는 낮춰야한다”